D+28 나도 엄마가 있으니 든든하다

by 별집

엄마가 왔다.

며칠 전 새벽 4시에 엄마에게 보낸 구조요청에 대한 회신.


오후 시간이 되어 엄마가 하룻밤 딸 집에서 잘 채비를 해서 집에 왔다. 엄마가 집에 발이 들이자 마음의 긴장이 탁 풀려버린다. 기댈 곳이 생겼다.


역시나 밤시간대가 되자 초밥이는 울고 보채기 시작했다. 수유가 다 의미 없어지고 그저 울기 위한 시간. 엄마와 남편과 번갈아가며 안고 달래다가 남편은 출근을 위해 먼저 들어갔고 엄마와 교대하며 아기를 달랬다. 열두 시가 넘어가자 엄마는 나를 들여보냈다. 작은 손녀를 품에 안고 엄마 특유의 둥가둥가를 하며, 내가 재울 테니 그만 들어가라고 말한다. 나는 엄마찬스를 마다하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거실에서 점차 잦아지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살짝 잠이 들었다. 엄마는 내가 들어간 뒤로도 한참을 초밥이를 안고 있었다. 울보 초밥이도 결국은 할머니 품의 안락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깊이 들었나 보다. 침대에 내려놓기를 한 번에 성공하다니!


누가 대신 아기를 재워주니 너무 좋다. 맨날 엄마가 재워주면 좋겠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너무나 절실하다. 엄마에게 아쉬운 소리를 거의 하지 않던 나인데, 엄마가 되니 엄마에게 징징거리게 된다.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지금이 가장 엄마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엄마가 되었더니 다시 딸이 되어버렸다. 엄마와 딸은 이래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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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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