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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도 뾰족했었나

by 이수빈

왜 그리도 뾰족했었나



속절없이 지나갈 시간

우리는 왜 그리도 뾰족했었나


결코

다시 부르지 못할 그 이름들과

유리액정 속 닿지 못할 그 얼굴들을

속도 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증오와 회한으로 가득 차 있었던

삼 년의 시간과 방을 가득 매우고 있었던 공기

그 공기, 그 빛바랜 질감을 기억한다


돌아가지 못할 그 공간을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나, 뭉뜽그려진


그 시절, 그 시간, 그 공기 속에서

나는

왜 그리도 뾰족했었나



(20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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