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LESKINE Diary│우리들도 언젠간 낡고 늙어가지만...
녹슬고
방치한듯한 모습이지만,
혼자 제주도 여행 중
이른 아침
산책하면서 본 이 풍경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크게 한번 심호흡하면서
바다의 향기를 느끼고
바라봅니다.
더 이상 고장 나서 사용할 수 없어서
버려진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다가
저 멀리서
어르신 한분이 녹슨 경운기로 오시더니
온 힘을 다해 시동을 걸고
힘겹게 내뱉는 엔진소리에
경운기는 조금씩 짧게 호흡하면서
어르신의 손에 움직입니다.
버려진 것 같았지만,
버려진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인데,
고치다가 고치다가 못 고칠 때가 오면,
그땐 늘 함께한 어르신의 삶 속에서
추억으로 남겨지겠지요.
인생도 마찬가지일까요?
나이 들어가면 누구나가 늙어가고,
또, 낡은 생각들에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날들이 오는 건
그 누구도 막지는 못하겠죠.
그런 날이 나에게도 온다면,
낡은 생각이 아닌,
보다 총명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무엇이라도 공부할 겁니다.
낡다고
오래되었다고
늙었다고
쓸모없어졌다고
외면하는
내가 되지 않기를...
낡고 낡은 것이 사라지는 세상이라면
MOLESKINE Diary│우리들도 언젠간 낡고 늙어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