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2024년 6월 14화

낡고 낡은 것이 사라지는 세상이라면

MOLESKINE Diary│우리들도 언젠간 낡고 늙어가지만...

by 블랙에디션
MOLESKINEDiary192.jpg


녹슬고

방치한듯한 모습이지만,

혼자 제주도 여행 중

이른 아침

산책하면서 본 이 풍경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크게 한번 심호흡하면서

바다의 향기를 느끼고

바라봅니다.


더 이상 고장 나서 사용할 수 없어서

버려진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다가

저 멀리서

어르신 한분이 녹슨 경운기로 오시더니

온 힘을 다해 시동을 걸고

힘겹게 내뱉는 엔진소리에

경운기는 조금씩 짧게 호흡하면서

어르신의 손에 움직입니다.


버려진 것 같았지만,

버려진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인데,

고치다가 고치다가 못 고칠 때가 오면,

그땐 늘 함께한 어르신의 삶 속에서

추억으로 남겨지겠지요.


인생도 마찬가지일까요?

나이 들어가면 누구나가 늙어가고,

또, 낡은 생각들에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날들이 오는 건

그 누구도 막지는 못하겠죠.


그런 날이 나에게도 온다면,

낡은 생각이 아닌,

보다 총명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무엇이라도 공부할 겁니다.


낡다고

오래되었다고

늙었다고

쓸모없어졌다고

외면하는

내가 되지 않기를...





낡고 낡은 것이 사라지는 세상이라면

MOLESKINE Diary│우리들도 언젠간 낡고 늙어가지만...


keyword
이전 13화차 창밖의 세상은 시간과 같이 흘러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