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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너 Nov 15. 2022

[이태원 핼러윈 참사]

우리가 슬퍼하는 데에는 기한이 없겠지.

당신은 슬퍼할 시간을 정해두었다.

추궁의 자유가 아니라 추모의 권리를 재량껏 들이밀었다.


우리는 희생자와 사망자, 사고와 참사, 인재와 과실, 압사, 신고자, 유가족이라는 단어를 지나가며

바뀌지 않는 계절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집과 직장을 오갔다.



벗겨진, 식어버린 발과 남남이었으나 같은 날 죽음을 맞은 불운과

희생자의 얼마는 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이십사 개월 의무를 짊어졌다는 사실과

밤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더 선명해지는 비명횡사.


무능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마약을 먹지 않아도 몽롱해지는 시스템 위에서

실적을 위해, 잠복근무를 위해서

누군가는 사복경찰로 의도치 않게 뒷골목을 서성이고

하필 과실을 떠안고

밤마다 두 발을 바르게 뻗지도 못하고

잠들지도 못한다.


그 밤은 으스러지게 아프다가 꿈을 잃었다.

숨이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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