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
나는 올해 많은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축 처져있던 나를 뭍으로 건져올린 뒤 아무런 준비없이 유튜브를 시작해서 혼자 만든 미션으로 100일 독서 챌린지를 완수했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마라톤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2만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고 기록을 하며 무사히 완주했다.
매년 100여 권의 책을 읽는데 9월에 이미 100권을 넘어설만큼 독서도 많이 했다.
기계치면서 영상 컷 편집과 자막을 넣는 것을 배웠다.
멀리했던 소설책을 가까이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추천했다.
누군가가 보면 별 거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하나하나 소중하고 대단한 메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가 끝나가는 11월이 되면서 나는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표가 커졌다.
신랑이 "여보, 내년엔 뭐 할 거야?"라고 물었는데 나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일주일 넘게 중간중간 떠올리며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답을 찾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해야 할 것 같은 것들 말고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자고.
우선은 공부를 하고 싶다.
사회, 경제, 금융 등에서 멀어진 나를 발견했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김미경의 리부트>를 읽으며 블록체인 같은 기술,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경제, 바이러스의 출현과 오염으로 인한 환경문제, 장애인과 돌봄가정 등과 같은 사회문제 등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너무 무지했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불편한 것을 보면 내 스스로 힘들어져서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도 너무 힘든 사실을 똑바로 마주하기에 쉽지 않지만 계속 듣고 손을 내밀려고 노력하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가 데려온 미래의 기술들로 하루하루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고 싶다.
이러한 연유로..
나는 아침, 저녁 뉴스를 챙겨 보고 신문기사를 읽는다.
칼럼 두 가지를 필사하며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블록체인, NFT, 동기부여, 과학, 여행, 시간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시작은 빠를 수록 좋은 것!
두번째는 둘레길을 한 번 더 걷고 싶다.
몇 년 전 지리산 둘레길에서 가장 짧다고 하는 2코스를 걸은 적이 있다.
바로 전날에 병원에서 링겔을 맞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았는데도 당일에 일어난 후 출발했다.
무언가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게 기억난다.
그날 나는 4시간 20분이라는 시간을 걸으며, 들고간 카메라로 풍경을 담았다.
등산을 좋아하던 신랑의 들뜬 모습을 오랜만에 보면서 즐겁게 길을 걸었다.
그때 같은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
지금의 나는 그때 보다 훨씬 몸이 엉망이 되어있지만, 여전히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에게 증명해보이고 싶다.
요즘에는 다양한 둘레길이 많이 생겼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많고 많은 길 중에 걸어보고 싶은 코스를 하나 정해봐야지.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내년에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은 늦다.
지금 생각났으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
스타트 지점은 내가 정하는 그 날이 바로 Day1이다.
p.s.
옆에서 누군가 박명수의 어록을 들먹이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었다'라고 말하면 '그건 니 얘기고!'라며 받아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