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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관 Mar 31. 2022

제주국제실내악축제 방향과 가능성

아름다운 제주에서 개최되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감안한 실내악 프로젝트 

제주국제실내악축제의 진화   

지난주에 제주국제실내악축제 마지막 공연이 제주아트센터에서 개최되었다. 11월 19일부터 12월 23일까지 약 한달 동안 8회의 공연, 오프닝 및 피날레 콘서트, 실내악포럼, 프롬나드전시 및 공연, 실내악캠프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20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으로 그 우수성을 검증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전문성을 살린 우수한 프로그램과 캐스팅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신구의 조화가 잘 어울린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제주 지역의 청년 음악가를 위한 5회의 하우스 콘서트는 청년예술가들의 풋풋함과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고 아카데믹 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오프닝 공연에서의 미국 아이카 앙상블의 슈베르트 송어는 음악도 좋았지만 공연 전 영상상영은 관객서비스 차원이기도 하면서 본 공연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특히 처음부터 종료까지 공연의 해설을 맡은 김용배 교수의 맛갈나고 전문적인 해설과 이야기는 관객들과의 소통을 편하게 하였다. 원고 하나없이 술술 풀어나가는 말솜씨는 감탄하기에 충분하였다. 오프닝 공연의 꽃은 단연 리수스 현악사중주였다. 한눈에 보아도 출중한 개인기량의 실력에 음악적 호흡과 앙상블은 최고 수준이었다. 그들이 연주한 멘델스죤 현악사중주 80의 1악장은 그야말로 완벽하였고, 2악장의 템포는 알레그로, 3악장은 느린 템포이면서도 다이나믹한 표현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제1바이올린과 3대의 악기를 받쳐주는 중저음의 첼로의 넉넉한 사운드는 압권이었고 그들 4명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관객들은 숨소리조차 못 내었다. 아니나 다를까 살펴보았더니 미국에서 열린 제48회 피쉬오프 챔버콩쿠르(Fischoff Chamber Music Competition)에서 한국인 최초 시니어 스트링 부문 우승과 함께 전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신생 콰르텟이었다. 마지막 무대는 이름만으로도 흥분케하는 피아노 강충모, 바이올린 양고운과 김현지, 비올라 라세원, 첼로 이강호 한예종 교수의 무대로 드볼작 피아노 5중주 “둠키”였다. 라수스 앙상블과 노련한 최고수들의 마지막 무대의 전체적인 앙상블은 그야말로 신구의 조화였고 빠름과 느림의 아름다움이었다. 


실내악포럼: 현안과 방향 가능성 

실내악포럼은 축제의 현안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추계예술대 교수와 예술의전당 사장을 역임한 김용배 교수, 한국예술비평가회장이시고 K클래식조직위원장을 맡고있는 탁계석 회장, 제주대학교 교수이면서 제주국제실내악축제 조직위원장인 심희정 교수와 필자 포함 4인의 포럼 자리에서는 실내악축제의 성공사례와 세계화에 대한 내용, 축제 예산의 펀딩에 대한 중요성과 방법, 제주의 환경변화와 문화예술에 대한 도정의 방향과 현장의 문제들 등이 다양하면서 유효적절하게 이야기되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중앙의 문화예술전문잡지에서도 취재와 인터뷰를 하는 등 매우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제주의 실내악 역사와 발전 

제주섬에 실내악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1995년 전후이다. 제주대학교 음악학과(당시 음악교육과)가 1981년에 개설되면서 전문인을 배출한 이후 약 15년이 지난 시기에 당시 청년 음악인들을 중심으로 준앙상블, 제주브라스앙상블, 제주피아노트리오가 활동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2005년 이후에 신생 단체들인 현악앙상블과 금관앙상블, 클라리넷앙상블 활동이 두드러졌고, 2010년 이후에는 색소폰 앙상블 아마츄어 음악앙상블 단체가 창단되어 활동하면서 제주의 실내악은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문앙상블 단체이면서 본 축제의 상주단체라고 볼 수 있는 데어코니카의 활동이 눈에 띈다.   현재 제주에서는 약 1800회의 다양한 공연활동이 개최되고 있는데, 그 중 서양음악 분야가 약 40% 정도로 약 750회 정도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연극과 콘서트 등의 다원예술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서양음악 분야에서도 가장 전문적이고 수준높은 실내악 분야는 아직까지는 미흡한 수준이지만 몇 해 전부터 출발한 제주국제실내악축제로 인해 보다 전문적이고 수준 높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제주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그 이면에는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기획자와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 행정의 지원이 바탕이 되고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이 작은 움직임이 제주의 문화예술발전에 역할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지역의 문화예술이 더욱 다양해지고 두터워지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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