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재쌤 Aug 23. 2020

아프리카, 여기는 우간다.
평범함 삶의 시작

행복을 찾아서

또 한 번 도전을 시작했다.
두렵다. 하지만 내 인생의 행복을 찾는 길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우리 같이 아프리카를 떠올려보자.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수많은 사람이 배를 굶주리고 물도 마시지 못해 죽어가는 곳.

끝이 나지 않는 내전, 그리고 소년병, 발전이 더딘 후진국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들이 보통 우리가 떠올리는 것들일 것이다.

그렇다. 어릴 적 보았던 교과서와 TV에 나오는 아프리카가 대부분 이런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아프리카를 불모지 즉, 초원이 없는 황폐한 땅, 그리고 길거리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로 넘치는 곳이라 생각했다.

 



강한 빛으로 인해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때마침 착륙 방송이 나왔고 21시간의 비행 여정의 끝이 보였다.

비행기가 땅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고 우간다의 풍경을 보고 싶어 발만 동동 거리고 있었다.

가운데 앉아있던 나는 창문가에 앉은 아랍 아저씨만 바라보고 있었다. 영어를 할 줄 몰랐기에 말을 걸 수 없었다. 아랍 아저씨는 나의 시선을 느껴졌는지 웃으며 몸을 뒤로 젖혀 내가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창문을 통해 본 우간다의 첫 풍경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말로만 듣던 '사파리'에 온 것 같이 모든 것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았다.



우간다의 공항은 공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작고 한적했다.

출입문도 하나밖에 없어 나가는 길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짐을 찾아 출입문으로 나가니 ‘TAXI’ 종이를 들고 있는 아저씨들이 서있었고 그중 몇몇은 자신에게 오라며 손짓을 하기도 하고 수화물과 내 손목을 잡아끌기도 했다.


이곳은 파리지옥이었다. 잡히면 나가지 못하는!


‘얼음땡’ 놀이에서 술래가 잡으러 오기라도 한 것처럼 무서워서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때 마침 불렀던 택시가 와서 무사히 파리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을 하는 동안 한국분께 여러 가지를 물었다.

‘유심은 어디서 사는지, 장은 언제 볼 수 있는지, 한인 분들은 얼마나 계시는지' 이외에도 질문을 계속했다.

한참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을 때 차가 우리의 질문을 그만 듣고 싶었는지 잘 가던 중에 멈춰버렸다.

1시간가량 기다려 다른 차로 바꿔서 이동했다. 당연히 그 뒤부터는 찍소리 하지 않고 조용히 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빵빵' 끊이지 않는 경적소리와 시끌벅적 알아듣지 못하는 말소리를 들으며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번화가 주변에 있었다. 근처에 아카시아 몰이라는 백화점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첫 식사를 했다.

그곳은 공항에서 숙소까지 오면서 보았던 식당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유럽처럼 세련된 식당이었고 이곳이 아프리카가 맞나? 생각할 정도였다.

갑자기 뒤통수가 너무 따가워서 뒤를 돌아봤다. 종업원이 째려보며 눈으로 욕을 하는 것 같았다.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시켜라'

그때부터 메뉴판을 수능 풀듯이 정독하기 시작했다.

어떤 호기심에 시켰는지 모르겠지만 느낌적으로 맛있어 보이는 그린 라이스를 주문했다. '한국인이라면 밥이 최고지'라고 생각했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입에 넣었고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맛이라는 것을 내 혀는 직감했다.

웬만해서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이 음식은 가려야 했다.


'오늘부터 편식쟁이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내 음식은 먹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시킨 음식을 나눠 먹어야 했다.

‘아는 음식만 주문해라’라는 어머니의 교훈을 되새기며 우간다에서의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