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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재쌤 Aug 23. 2020

아프리카 사람들도 머리빨이 생명인걸 알아

그들의 몸은 불모지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들어가지 않으면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힘들다.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나는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첫 편에서 우간다는 불모지가 아니라고 했는데 갑자기 또 불모지라고?

그렇다. 이곳은 불모지와 거리가 먼 곳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불모지는 그들의 몸이다.


시작하기 앞서 나도 불모지가 될뻔했다. 

글을 다 읽은 후에 왜 이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첫 친구가 생겼고 그녀의 이름은 ‘마사’다.

180cm가 훌쩍 넘는 키에 한국어도 잘하는 여성이었다.

마사와 지낸 지 3주가 지났을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남자는 물론 여자도 머리카락이 없었다. 들어보니 우간다 사람들은 보통 털이 두껍고 꼬불꼬불 자란다고 한다. 이는 피부를 땅겨 통증이 생기고 그래서 털을 민다고 했다.


하지만 ‘왜 그녀는 머리카락이 있을까?’

그녀의 대답에서 전 세계 여성들의 공통점을 알게 되었다. 


"Hair style is very important point."


'머리빨'이 생명이다. 그래! 공감하는 부분이다!


보통 우간다 여성들은 미용실에 가서 한 가닥을 땋을 때마다 만 실링(환화 3500원)을 낸다고 한다. 한 여성이 전체를 다 땋기 위해서는 70-80가닥을 땋아야 하는데 마사는 얼핏 봐도 80가닥은 넘어 보였다.


그때부터 마사가 달라 보였다.

그 이후부터는 머리카락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유하신 분이구나’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나도 머리카락이 많으니 사람들은 나를 돈이 많은 사람으로 알겠지? 아닌데 말이지..





내가 가르치던 학생 아버지가 미용실을 운영한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이 내 머리를 만지며 Too long 하다며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머리를 자르고 싶었을 때라 믿었던 학생이니 함께 미용실에 갔다.

도착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허름한 공간에 의자만 놓여있었고 학생 아버지 손에는 바리깡이 들려져 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리 내가 온다는 것을 알았는지 모두 입구 바닥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왔어?"라고 묻자 이 들은 외국인이 이곳에 온 게 신기하고 끝난 뒤 잘린 머리카락을 가져가기 위해 왔다고 했다. 흡사 동물원이었다. 


의자에 앉는 순간 내가 잘못 들었나? 할 정도로 미세하게 바리깡이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공포감이 몰려왔다. 그때 머리에 바리깡이 오는 느낌을 받았고 소리를 질렀다. 


“Please Stop!”


순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하나씩 들렸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듣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구경하러 왔다.


너무 부끄러웠지만 나는 평온했다. 내 머리를 지켰으니..



아버지께 죄송하다며 식사를 권했고 같이 밥을 먹고 헤어졌다.

그날 집에 돌아와 혼자 거울을 보며 영화 ‘아저씨’에 한 장면처럼 거울을 보고 머리를 밀었다.


이렇게 할 거면 거기서 밀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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