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차이
아무것도 아닌 생각하나에 오늘 나의 기분이 바뀌었다.
덕분에 오늘은 나의 최고의 날이 되었다.
나는 아프리카에 오면 움집밖에 없을 줄 알았다.
나의 상상 속 움집은 몸을 수그려야만 통과할 수 있는 곳, 작은 입구에 서너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서 취사, 식사, 취침 등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곳이다.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면 주방이고, 페트병이 있으면 화장실이 되며, 돌멩이 위에 거울만 놓으면 화장대가 되는 곳 이것이 나의 상상 속 아프리카 집이었다.
내 상상 속 움집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와르르 깨져버렸다. 그래서 내심 아쉬운 것도 있었다.
2년 동안 살 집을 구했다.
아프리카에서 거주지를 고를 때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 할 것이 안전이었다.
특히 이곳은 날이 밝을 때도 도둑이 들어오는 곳이라 특히 더 신중해야 했다.
실제로 도둑이 외국인 집에 들어와 귀중품들을 다 훔쳐간 경우도 있었고 협박을 한 경우도 있었다. CCTV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경찰들이 와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안전한 거주지를 구한 뒤에도 안전장치를 해야 했다.
안전하게 살기 위해 했던 장치들이 가끔 이곳이 감옥인지, 스위트 홈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나는 안전을 위해 외부로 통하는 창문들을 창살로 뒤덮었다.
낮에 창문을 오래 보다 보면 이상하게 내 옷이 죄수복 같고, 고구마 10개를 한 번에 먹은 듯한 답답함도 느꼈다. 밤에는 이상하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아 잠을 편하게 잤다.
이 창살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감옥이 될 수 있고, 스위트 홈이 될 수도 있었다.
오늘은 이 옷을 입어야지. 왜냐하면 날이 좋으니깐.
사실 이 옷은 병원복이다. 이 사람은 입원 중인 환자고 병원 밖으로는 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날이 좋다는 생각 하나로 병원복이 그날 그에게는 멋진 수트로 느껴졌을 것이다.
아 참! 이 얘기를 빠트릴뻔했다.
나의 집 근처 살던 한 분은 이곳이 감옥 같다며 매일 자기를 꺼내 달라며 장난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