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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Feb 19. 2021

암릉 위주로 관악산을 걸어보다

서울에서 눈을 뜨면 남쪽의 관악산이 보인다


서울에서 등산을 한두 번 해본 사람이라면 관악산을 가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고 보아야 한다. 관악산은 북한산과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가 있고 관악산 정상에 중계탑이 있으며 기상관측소가 있어 더욱 가까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옛날부터 개성 송악산(松岳山), 가평 화악산(華岳山), 파주 감악산(紺岳山), 포천 운악산(雲岳山)과 함께 경기도 오악(五岳)의 하나로 불려져 왔다.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울려서 철 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小金剛)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 ’이라고도 한다. 또한 관악산은 서울 경복궁의 조산(朝山) 또는 외안산(外案山)이 되는데, 산봉우리의 모양이 불과 같아 풍수적으로 화산(火山)이 된다. 따라서 이 산이 바라보는 서울에 화재가 잘 난다고 믿어 그 불을 누른다는 상징적 의미로 산꼭대기에 못을 파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옆 양쪽에 불을 막는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고 한다.

관악산의 봉우리 중에 죽순이 솟아오른 듯한 모양을 한 기암절벽이 있는데, 그 위에 석축을 쌓고 자리 잡은 암자를 연주대 라 한다. 원래는 의상대사가 문무왕 17년(677)에 암자를 세우면서 의상대 라 불렀는데, 고려 멸망 후 조선을 반대하던 유신들이 이곳에 모여, 지난 시절을 그리워했다고 하여 연주대(戀主臺)’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관악산을 등산하는 것은 쉽다고 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등산을 시작하는 지점이 어디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길게 등산하는 것은 동쪽의 사당역 인근에서 시작하여 서쪽 끝이 안양으로 하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주대를 오르는 방법은 서울에서는 사당역,  낙성대역 그리고 서울대 근처에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관악산 다람쥐가 있어서 산행하는 여우들을 괴롭혔다고 하는데 요즈음은 그 다람쥐보다 여우가 무섭다. 다람쥐가 여우를 이길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여우가 힘이 세진 것이다.


관악산도 이제는 인공이 가미가 되고 위험한 구간도 많이 없어져 너도나도 관악문을 지나서 한반도를 담고 줄을 타는 곡예사가 아닌 계단을 오르는 산객이 될 뿐이다. 곡예사이던 시절이 그리운 사람은 관악산을 2017년 이전에 가본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그때는 그 줄을 타고 암벽을 넘었는데 이제는 낭떠러지를 두고서 계단을 오르면 된다.


사당역에서 오를 때 남현동을 지나면서 좌우를 살피면 산에 가는 사람들에게 파는 음식점이 참 많다. 남현동이 제일 많은 것 같다. 과천의 경우에는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이 있지만, 남현동은 오르는 사람, 내려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상대하는 음식점이다. 오를 때는 물이 필요하고, 김밥이 필요하고 하는데, 이것에 더하여 산에서 족발도 먹고, 막걸리도 먹고 산은 족발까지 먹으면서 막걸리를 먹으면 위험한데 이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즐기는 사람을 뭐라 할 수 없지만 평지도 아닌 곳에서 흥청망청 먹다가 다치면 본인만 손해 아니다. 관련 당국은 존재의 이유를 나타낼 수 있지만 같이 간 사람 모두가 손해이다. 오늘도 사당동 인근의 관악산 입구는 너나나나 먹을 것 천국이다.


관악산은 악산이 경기도 5악이라고 한 만큼 위험한 구간이 많다. 서울대 공대 쪽에서 오르는 칼바위 능선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지만 어렵다. 연주대에서 기상관측소를 우회하여 말바위 능선은 그래도 견딜 만 하지만, 서울대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지나면서 암릉구간이다. 이렇게 위험한 곳을 왜 가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하지만, 이곳은 그래도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다. 위험한 구간이라고 폐쇄를 하지 않은 구간이다. 팔봉능선을 이용하여 무너미고개까지 내려오기도 하고 육봉 능선을 이용하여 과천의 국사편찬위원회 쪽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사실 육봉 능선의 깎아지른 봉우리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암릉을 좋아하는 사람은 칼바위 능선을 좋아한다. 나는 이 구간이 싫다. 다만,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국기봉을 올라가는 짧은 암릉구간만 즐기고 연주대를 가기 전 지도바위 근처까지의 암릉구간을 즐길 뿐이다.


관악산은 서울, 과천, 안양 등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등산로도 많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등산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1달에 2-3번씩 등산로를 바꾸면 1년 동안 같은 등산로로 등반하지 않을 정도로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구간은 서울대 입구, 사당역 그리고 과천향교 근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관악산이 악산인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는 과천에서는 자하 능선 일명 케이블카 능선을 이용하는 방법과  팔봉능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능선 자체를 보더라도 설악의 공룡능선이 된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바위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고 그 바위도 갑자기 상승하기에 팔봉을 여덟 개 봉이 있을 정도다.

이번에는 자하 능선으로 가서 연주대까지 갔다가 팔봉능선을 이용해 보려고 한다.


사당역에서 연주대까지는 문명의 손길이 많이 다았지만 송신소를 지나면서부터는 아니다. 곡예사가 될 수 있다.

자하 능선은 송신소까지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 위하여 설치하면서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여 암릉구간에 설치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를 보여준다.


지나가는 케이블카를 부러운 듯 쳐다보는데 옆에 가는 산객이 동행들에게


 "2, 3명 탔네 저분들은 일하러 가는 것이지"

"그냥 산에 가는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타겠어"


올라간 케이블카가 교대를 한 사람을 싣고 내려온다. 그리고 운행중단이다. 자주 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움직일 때 보는 것도 신기할 뿐이다.

멀리 송신소가 있고 기상관측소가 동시에 보인다. 아래에서 동시에 보기에 어려움이 있어.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에서 담아 본다.

바위능선을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바위산 능선은 무엇을 닮은 바위가 많다. 그 모양이 다양하다. 두꺼비바위, 새바위 등등이다. 바위산을 오르면서 이모양도 보고 저모 양도 보고 하는 것이 새로운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가은산에도 새바위가 있었는데 여기도 있다.

하지만 여기의 새바위는 왜 새바위인지 모르겠다. 앞에서도 보고 뒤에서도 보아도 모르겠다.

새 바위를 지나 한 폭의 그림이 있다. 연주암의 모습을 이렇게 본 기억이 없다. 연주대도 기술의 힘으로 이렇게 본다. 연주대가 연주암에서 보았을 때 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연주암을 뒤에서만 보다가 앞에서 보았다.

그리고 멀리 기상관측소가 뒤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명절이 찾아와도 1년 365일을 쉬지 않고 일하는 곳이 있다. 멀리서 보면 산꼭대기에 마치 하얀 골프공이 놓여 있는 듯한 형상으로 서울, 안양, 과천의 중심에 자리한 해발 634m 관악산 정상에 설치된 기상레이더 관측소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폐쇄되어 있지만 개방시간은 연중무휴 365일로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개방되었던 곳이다.


산을 오르면서 서리가 바위틈에 내려 멋진 풍광을 자아내고 있어 담아본다. 서리가 내린 이후 아침 안개에 햇빛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연주대를 갔다가 다시 팔봉으로 간다.


말바위능선을 지났다가 다시 오는 것이다. 팔봉 정상에 국기봉이 있는데 요즈음은 국기는 없고 국기대만 있다. 이제 암릉을 내려간다. 암릉은 오를 때에는 그럭저럭 오른다. 하지만 내려갈 때는 조심한다. 발을 디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팔봉을 오를 때는 암릉을 오르고 내려오는 곳은   우회를 한다. 줄이 있거나 안전지대를 최대한 찾는다. 이것이 암릉을 이용할 때 안전수칙이다.


그런데, 나는 팔봉을 오르고 내리면서 몇 번째 봉인지 항상 궁금한데 잘 모르겠다. 누구도 이것에 대하여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에 해산 바위가 있다. 배낭을 메고 지나갈 수 없다. 홍천은 팔봉산에서도 해산굴이 있는데. 이곳 팔봉에는 해산바위가 있다. 왕관바위가 있다.

새바위가 여기에 있다. 밑에서 보면 보라매가 앉아 있다. 자하 능선을 올라올 때 보았던 새바위다 더 새 모양이다.

이제 무너미고개다. 관악산을 내려온 것이다.

무너미고개는 물이 넘는 고개다.


삼거리다. 안양예술공원, 무너미고개를 넘어 서울대,  삼성산이다.


바로 앞의 삼성산이 유혹을 한다. 삼성산을 올라서 관악산의 북사면을 담는다.

마지막으로 바위들만 모아보았다. 이름은 다양하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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