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섬 산행을 하였다. 300m도 되지 않은 봉우리와 해안 주변을 다녔는데 바람이 있었는데 불구하고 작렬하는 태양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어서 그런지 산을 오르는 자체가 너무 더웠다. 해발이 조금 높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은 좋은데 산은 조금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서 걸었다, 이러한 아쉬움에 이번 주는 내륙에 1000m 근처의 산을 찾아간다.
문경, 괴산 지역의 많은 산을 가보았는데 대야산은 이상하게 기회가 없었다. 이화령에서 출발하여 문경새재까지 가면서 조령산, 신선암봉을 올라보았고 문경새재에서 이정표에 살짝 속아 마패봉을 무작정 올라보았으며 미륵사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마패봉에서 출발하여 하늘재까지 걸으면서 부봉과 주흘산을 올라보았는데 대아산은 멀리 떨어져 있어 기회가 없었다.
대야산 입구까지 서울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도 서울은 양반이었다. 대야산을 산행 중에 만난 전주에서 오신 분들은 4시간이나 소요되었다고 한다. 대야산은 문경과 괴산의 경계선에 있는데 괴산 쪽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없고 문경 쪽에서 그리고 용추계곡을 거쳐서 오르는 길이 유일하다고 한다. 속리산 국립공원공단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모든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다가 2015년 개방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자연이 보호되고 있는 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날씨는 흐리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오늘도 사당역에서 안내산악회 버스를 탑승한다. 버스는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양재를 거쳐 죽전, 신갈을 지난다. 죽전은 성남에서 출발하는 사람 신갈은 수원과 용인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탑승하는 버스 정류장이다. 버스가 만석이라는 사실은 예약할 때 알았는데 사당역에서 10명 내외 탑승하고 양재역에서도 6명 내외 탑승하고 죽전에서도 3-4명 탑승하고 신갈에서도 3-4명 탑승한다. 하지만, 버스가 한 줄로 3명이 탑승하지 않았다. 신갈을 지나고 버스는 달리고 있는데 산악대장이 통화를 한다. 죽전에서 못 탄 사람이 있다고 한다. 3자리를 탑승하여야 하는 사람이 시간을 착각하여 10분 늦게 죽전에 도착하여 어디쯤 왔는지 물어보았는데 버스는 벌써 동탄을 지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3명을 두고 버스를 달린다. 맨 뒷자리 앉은 사람에게는 기회다. 맨 뒷자리에 앉은 나도 비어 있는 자리로 옮긴다.
버스는 달린다. 버스전용차로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평택제천고속도로에 접어들었는데 버스 앞의 윈도 브러시가 움직인다. 비가 오고 있다. 걱정이다. 대야산까지 가서 우중산행을 하여야 하는 걱정이다. 일기예보 앱을 열어서 보았는데 스쳐가는 비다. 그리고 대야산은 오늘 하루 종일 비보다 흐림이다. 금왕휴게소에 내려 잠시의 휴식을 취하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앞으로 1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므로 이비가 그사이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농민들은 비가 오기를 기도하지만 우리들은 주중에 비가 오고 주말에는 비가 그치기를 바란다. 다시 버스는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이동하여 문경을 지나고 있다. 문경을 지나서 가은 IC를 나와서 대야산 방향으로 버스는 달린다. 가은은 예전에 석탄을 채취하던 탄광이 있던 곳이다. 철도는 가은선이 있었다. 요즈음은 가은선을 이용하여 레일바이크를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가은역에는 최근에 꼬마열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여 년 전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로가 이젠 관광 자원으로 변모 하여 전국 최초로 철로 위를 달리는' 문경 철로 자전거' 로 태어났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기차가 좋은 것인지 자동차가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이런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자동차 길로 모든 것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기찻길은 하루에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는데 자동차가 더 많이 수송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기차는 단선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자동차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레일바이크를 이용하면 알 수 있다.
버스를 이동하면서 산악대장은 대야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안내한다. 산악회에서 인터넷에서 주차장을 출발하여 용추폭포를 지나고 월영대 삼거리에서 밀재를 거쳐 대야산 정상으로 가는 길로 안내되어 있는데 산악대장은 그렇게 가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바로 대야산 정상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산을 오를 때 가파른 곳으로 오르고 완만한 곳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밀재로 가면 밀재에서부터 정상까지 조망터가 있지만 정상에서 월영대까지 내려오는 길이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다.
버스는 주차장에 도착하고 바로 전에 도착한 다른 산악회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있는지 단체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산을 오르기 전 몸을 풀고 있다. 우리도 내려서 몇 명이 내려서 그것을 따라 하는 사람이 있지만 배낭을 챙기고 스틱을 꺼내고 등산모자를 쓰고 산으로 간다. 대야산의 주차장은 용추계곡을 가는 입구에 설치되어 있어서 용추계곡 전에 있는 산을 넘는다. 내 친구가 전에 무의도에 갔을 때 소무의도 주차장을 쉽게 갈 수 있도록 등산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 얘기가 생각이 난다. 대야산은 용추계곡이 먼저 형성이 되어 있었던 곳에 등산로를 개방한 것이며 대야산 주차장은 그 아래에서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용추계곡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보면 하천 주변으로 계속적으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산을 가면서 용추계곡 입구를 걸어서 지나간다.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 1km 남짓을 편안하게 걷는다. 사실 월영대 삼거리까지 편안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곳곳에 대와 담이 있다. 용추계곡의 대와 담을 소개하는 자료를 찾아보니 " 대야산 자락의 비경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2단으로 이뤄진 용추폭포의 장관이야 말로 명소 중의 명소로 비경 중의 비경이 아닐 수 없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용추 양쪽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을 할 때 용트림하다 남긴 용비늘 흔적이 신비롭게도 선명하게 남아 있고, 아무리 가물어도 이곳의 물은 마르는 일이 없어 예부터 극심한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용추의 형상을 보면 위아래 두 개의 용추가 이어졌으며 수만 년 기나긴 세월을 쉼 없이 흘러내려 마침내 떨어지는 폭포 아래에는 천하에 보기 드문 신비스러운 하트형(♡)으로 깊게 파인 소(沼)가 윗 용추로, 절묘한 형태는 보는 이 마다 미소를 머금게 한다.
윗 용추에서 잠시 머물던 물이 다시금 매끈한 암반을 미끄럼 타듯 흘러내려 부드럽게 이루어 놓은 것이 아래 용추로 하절기에는 개구쟁이 꼬마들의 미끄럼틀로 이용되기도 하는 곳이다.
용추폭포 위의 넓디넓은 암반지대를 지나 20분쯤 올라가면 월영대(月影臺)라는 또 다른 명소가 기다리고 있으니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中天)에 높이 뜨는 밤이면 희디흰 바위와 계곡을 흐르는 맑디맑은 물 위에 어린 달그림자가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이라 하여 월영 대라 했던가?"(출처 : 문경시청 홈페이지) 용추와 월영대가 가장 유명하지만 곳곳에 대가 있다. 용추를 지나면서 대와 담을 담아 본다. 계곡 이곳저곳에 피서를 온 사람들이 아침부터 자리를 잡고 있다. 대야산을 하산할 때 저곳에 밤을 담그고 놀아보리라 생각을 하고 걷는다.
용추는 설악산 12선녀탕이 있는 복숭아 탕과 비슷하다. 하지만 복숭아탕은 위험하지만 이곳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옆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고 그곳을 지키는 지킴이도 있다.
월영대 삼거리가 떠들썩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에서 밀재로 간다. 대야산을 온 사람들이 북한산성 입구에서 산을 오르는 것처럼 많다. 대야산의 등산로가 제한적이다 보니 전국에서 대야산을 찾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산악대장이 이야기 한 바를 실천하기 위하여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대야산으로 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앞에 가는 사람이 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이다. 계곡이 끝나는 지점까지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다. 내려오는 사람의 배낭에 비를 피하기 위한 방수포가 덮여있다. "정상에 비가 오나요" 물어보니 그분이 말하기를 "오를 때 비가 왔지요" 오늘 대야산에 우리가 도착하기 전 8시에서 9시쯤 비가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은 정상에서 경치는 볼 것이 없을 것 같다. 활승안개가 상당히 오래갈 것 같다. 오후 3-4시가 되어야 활승안개가 없어질 것 같다. 오늘은 더위가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것 같다.
계곡을 오르면서 지금까지 오르면서 흐른 땀을 흐르는 물에 흘러 보낸다. 이제 계곡이 끝이 난다. 바로 앞에 절벽이 보인다. 이제는 가파름의 시작이다. 가파른 길에 등산로는 아침에 내린 비로 미끄럽다. 조심조심 움직인다. 데크가 중간중간 있지만 어려움은 계속이다. 어떤 곳은 나무뿌리 근처의 흙들이 없어져 그물을 바닥에 펼쳐 놓은 것 같다. 그 그물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또 바로 옆에 숨겨진 조그마한 폭포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비가 조금 더 많이 내렸으면 장관을 이루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등산객이 있다. 내려오는 등산객이 있다. 그분이 존경스럽다. 이렇게 험악한 곳을 내려온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나는 이렇게 못 내려올 것 같다.
이정표가 보인다. 대야산 정상이 300m라고 표시되어 있다. 어떤 분이 올라오면서 이제 700m쯤 남았다고 한다. 이정표가 비정상이다. 이곳에서 올라온 길을 돌아보는데 활승안개가 이제는 올라온 길을 환상의 길로 만들어 버린다. 정상은 안갯속에 신선의 세계로 만들어 버리고 숨겨 둔다. 데크를 힘겹게 오르는 사람을 한 발 한 발 걸으면서 앞서 가본다.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내려오는 사람이 우리를 기다린다. 정상을 오를 때 두 번이나 일방통행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곳을 지나면 정상이다. 바위 위에 정상석이 자리 잡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정상석은 활승안개가 장악하고 있지 않아 우르르 서서 정상석을 담는다. 바로 이웃한 봉으로 사람들이 이동하여 배를 채우고 있다. 어떤 부부는 물회를 가지고 올라왔다. 커다란 그릇에 회도 담도 야채도 담고 얼음도 담고 야채도 담고 부인이 비벼서 남편과 같이 나누어 먹고 있다. 내 짝궁은 올라올 수는 있는데 버스를 타지 못하여서 오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있다.
정상을 하산하여 밀재로 간다. 정상을 내려가서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하다. 정상을 내려가는 길이 일방통행이다. 올라오는 사람이 계속이다. 잠시만 멈추어달라고 하여 내려간다. 끊임없이 오르는 행렬을 멈추고 내려간다. 갈림길에서 밀재를 가는 봉우리를 올라서 정상을 바라보니 안갯속에 선계를 이루고 있다. 안갯속의 소나무가 있고 바로 옆에 있는 선바위가 있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다.
밀재로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70이 넘은 어르신 부부가 걸어서 내려가는데 올라올 때에도 할머니가 근육에 경련이 있었는데 내려가면서 또 살짝 경련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모두들 나서서 돕는다. 근육이완제를 제공하는 사람, 스프레이 파스를 제공하는 사람, 근육을 마사지하는 사람 등이 있다. 할머니가 힘을 얻기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대문바위가 있는 곳에서 사진을 담는다.
이곳에서 익숙한 사람들을 만났다.
정상에서 사진을 내가 담아 주었는데 나는 정상에서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내려왔는데 이분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만났다. 이분들은 전주에서 왔다고 한다. 전주에서 오다가 휴게소에서 단체로 식사도 하고 왔다고 한다. 우리는 휴게소에서 김밥을 먹는다고 30분의 여유를 가졌는데 이분들은 1시간의 여유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점심은 산을 내려가서 전주로 가다가 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려가는 시간이 촉박하다. 밀재로 내려가는 길은 전형적인 하산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밀재까지 가면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나 활승안개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걸을 뿐이다. 밀재에서 이재 월영대로 내려간다. 편안한 하산길이다. 거리가 조금 있을 뿐이다. 올라오는 길은 지루하였을 것이라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월영대에서 이분들하고 헤어졌다. 월영대에서 한 번쯤 쉬고 그 경치를 즐긴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계곡에 앉아 대야산을 즐긴 땀을 흘러 보내고 내 발도 물속에 담그고 1시간을 흘러 보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주변을 채웠다가 비웠다가 한다. 구름 속에 태양이 살짝 얼굴을 비추기도 하지만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나만의 고독을 즐긴다. 버스가 약속한 시간을 1시간을 남겨두고 주차장으로 서서히 이동을 하는데 피서객들이 계곡을 이곳저곳 자리를 잡고 쉬고 있다. 물속에 의자를 두고 그곳에서 졸고 있는 사람이 재미있다. 그러다가 물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다. 편안하게 잠들어 있다. 바위로 된 미끄럼틀에서 튜뷰를 타는 아빠와 아이들이 즐겁다. 용추를 지나고 용추계곡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단체 산행객들이 모여서 먹고 즐기고 있다.
다시 산을 넘는다. 햇빛이 비추고 있다. 산 아래는 활승안개가 없다. 대야산은 산도 좋고 용추계곡도 좋다. 계곡에서 휴식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계곡에 앉아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월영대를 지나서 바로 아래쯤에는 피서객들이 올라오지 않으니 그곳에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