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만 Jun 27. 2022

단양팔경 구담봉, 옥순봉을 둘러보다-두번째 이야기

오늘도 산으로 간다.

모임으로 산을 간다.

지인이 살고 있는 곳에 가서 그곳 근처에 있는 산으로 간다.

산은 산이고 누구나 좋다. 여름이면 산을 가는 것이 부담이 된다.  

어제까지 장맛비가 내린 후 햇빛이 강하게 비추고 있다.

서울에서 1명, 대전에서 1명, 과천에서 1명, 성남에서 1명이 제천역에 내렸다. 충북선, 중앙선을 타고 왔고 기차도  무궁화도 KTX-이음을 타고 제천역에 도착하였다. 제천역에 지인이 승용차를 가지고 왔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하여야 한다. 제천과 단양 인근의 산 중에서 좋은 곳을 찾아서 가기로 하였다. 우선은 작은 동산을 갈 것인지 단양의 구담봉과 옥순봉을 갈 것인지 고민을 한다. 여름날 작은 동산을 올라가기에는 10시가 넘어서 산을 올라가기에는 너무 덥다. 작은 동산을 포기하고 구담봉과 옥순봉을 가기로 하였다.

 

충주댐이 만들어진 후 호수는 이름이 많다. 충주호, 청풍호, 단양호 등이다.  각 지자체마다 다양하게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오늘도 호수를 건넌다. 제천에서 구담봉과 옥순봉을 가기 위하여 청풍대교를 건너 36번 국도를 가야 한다. 36번 국도는 환상의 드리이브 코스다. 36번 국도가 오늘은 도로를 차단하고 중간중간에 공사 중이다. 자동차는 우회를 한다. 우회를 하니 1시간이 족히 추가 걸린다. 3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이상 돌고 돈다. 충추시의 깊숙한 시골마을을 구경한다. 하지만 그 내막을 알 수도 없고 지인에게 미안할 뿐이다. 운전하는 시간이 제천역에서 출발하여 1시간 이상이 넘어갔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기를 서울에서 제천까지 온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 빠른 KTX-이음을 타고 왔는데 구비구비 흐르는 시골길을 1시간 이상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오늘 이렇게 하기로 한다. 구담봉과 옥순봉은 멀리에서 보면 더욱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어떤 모양의 바위를 올라가면 바위인데 그 바위 옆에서 보면 그 모양이 보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나리자의 그림 위에 개미를 올려놓으면 그 개미는 그림 위에 있는 것이지 그림을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림을 감상하기 위하여 2-3m 뒤에서 보는 것이다. 관망하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것이다. 나무 위에 올라가서 산을 보는 것과 같다. 구담봉을 보기 위하여서는 장회나루, 옥순봉을 보기 위해서는 옥순대교를 건너서 정자가 있는 곳에서 보면 된다. 구담봉, 옥순봉을 오르기 전 구담봉을 볼 수 있는 장회나루에 가서 보고 구담봉, 옥순봉을 내려온 후 옥순대교를 건너서 옥순봉을 보는 순서를 정하고 장회나루에 자동차를 세우고 구담봉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는다. 구담봉의 그 정치를 그대로 보면서 이동하면서 부족하였던 영양을 보충한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들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호수에는 유람선이 있어야 된다.

장회나루를 구담봉을 보고 이제 구담봉, 옥순봉을 오르기 위하여 국립공원공단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킨다. 국립공원 주차장에 주차는 유료이고 이웃한 골목길은 무료이다.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시킨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한다. 무료주차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내 책임이지만 유료주차장은 주차장 운영자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준다. 구담봉, 옥순봉을 1년 3개월 전에 친구가 중국에 가기 전에 산행을 한 기억이 있었고 초봄의 바람이 불었으나 오늘은 유월의 태양이 작렬하고 있다. 구담봉 정상에서 태양이 작렬할 것인데 그것을 견디면서 그늘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늘은 어디에도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면서 걸어볼 것이다. 주차장을 벗어나서 사유지에 설치되어 있는 현지 주민이 설치한 비닐하우스 찻집까지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이곳 단양은 시멘트 주산지라서 다른 곳보다 많이 임도, 마을길 등이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다. 나는 흙길이 좋지만, 산행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시멘트 포장, 아스팔트 포장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좋아한다. 사실 우리가 도시에 살면서 하루에 흙을 밟을 수 있는 것은 하루에 10분도 안된다. 아파트를 나와서 보도를 걷고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이나 정류장에 도착한 후 보도를 걷고 사무실로 가면 흙길은 한 번도 없다. 사람이 흙을 한 번을 밟아야 하는데 참 어렵다. 미국이나 유럽은 잔디로 많은데 한국은 거의 포장된 길이거나 보도블록으로 모두를 감싸고 있다.


비닐하우스 찻집을 지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오른다. 포장도로를 이용하여 오를 경우에는 그렇게 오른 것 같지 않지만 고도는 계속하여 오른 것이다. 비닐하우스 찻집을 지나자마자 돼지감자가 등산로 주변에 많다. 어릴 적 돼지감자는 그렇게 많아도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요즈음은 많이도 먹는다. 산 주변에 돼지감자를 캐어 돼지에게 준 기억밖에 없다. 옥순봉, 구담봉 삼거리가 오늘은 가장 높은 해발이다. 이곳을 올랐다가 구담봉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옥순봉을 가는 것이다. 오르면서 땀이 비 오듯 한다. 12시간 넘어서 태양이 우리의 머리에 작렬하는 순간에 해발이 200-400m를 오르고 바로 옆에 강이 있어서 더욱 땀이 많이 나는 것 같다.  가파르게 오르는 길이 150m 정도밖에 안 되는 데 오늘은 이 삼거리봉을 오르는 것이 가장 힘든 구간이 되는 것이다. 옥순봉을 갔다 올 때도 힘들 것이다. 삼거리봉에서 단체 등산객들이 그들의 향연을 하고 있다. 이들을 피하여 구담봉으로 그냥 발을 옮긴다.  


구담봉으로 발을 옮기면서 멀리 있는 가은산, 말목산, 금수산 등이 보인다. 그리고 가은산을 가는 길에 있는 새바위, 둥지봉이 보인다. 이들은 사진으로 담고 앞에 있는 구담봉도 사진으로 담는다. 구담봉 옆에 있는 호수와 그 호수를 지나가는 유람선을 같이 담는다. 멀리 소백산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옆에 있는 월악산도 자태를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문제다. 구담봉은 마치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가 절벽을 기어오르고 있는 듯 한 형상으로 물속의 바위 거북 무늬가 있다고 하여 구담(龜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단양팔경 중의 하나다. 데크가 있고 오르내림이 있고 기암괴석이 있어 너도 나도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열어서 담는다.

구담봉을 가기 전에 오른 봉에서 삼거리봉과 사이에 재미있는 바위가 있다. 그 바위가 여러 모양을 갖고 있다.


 이제 구담봉으로 가기 위하여 데크를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안부에서 구담봉으로 올라간다. 계단이 100개가 넘으니 내려가는 사람들이 다시 저곳을 올라가야 하고 다시 내려와야 하고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구담봉을 오르면서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다는 사실을 모르니 그저 싫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같이 다니면 선행자가 있다.  선행자가 오르면서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등산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구담봉을 오르고 전망대에서 멀리 제비봉과 장회나루 그리고 호수의 물줄기를 같이 담는다. 그리고 정상인증샷을 그대로 두고 출입을 삼가라고 하는 정상으로 올라본다.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데 그곳에 데크를 설치하는 것이 등산객들의 호기심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을 무시하고 못 올라가게 한다. 하지만, 등산객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많이들 올라간다.

이제 삼거리봉으로 돌아간다. 내려가고 올라간다. 올 때 보지 못하였던 경치를 돌아가면서 본다. 방향에 따라  경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르면서 보고 내려오면서 보고 그것이 산행이 묘미다. 삼거리봉은 아직도 단체 등산객들이 장악하고 있다. 우리는 옥순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옥순봉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한동안 평안하게 걷는 길이다. 가파른 길이라도 내려가면 그렇게 힘들지 않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구담봉이 보이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돌아올 때는 힘들게 지나가야 하는 곳인 만큼 내려올 때 여유를 가져본다.

안부까지 가면서 산의 왼쪽으로 가지 말라고 국립공원공단에서 안내를 해 놓았다. 비법정탐방로라고 되어 있다. 옥순 구름다리를 만들면서 제천시에서 탐방로를 만드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개인 소유의 땅이 있어서 무산되었다고 한다. 안부에서 옥순봉으로 간다. 옥순봉을 오르는 길은 200m 정도밖에 안된다.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있는 곳을 들어가 본다.

 옥순대교도 보이고 구담봉도 보이고 이웃한 가은산도 잘 보인다. 이곳을 출입 금지한 것은 안전과 관련된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여서 국링공원공단에서 출입을 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상으로 돌아가서 인증샷을 남기고 옥순봉 전망대로 간다. 옥순봉 전망대에서 옥순대교도 보고 구름다리도 보고 이제는 돌아간다.

삼거리봉을 향해 걷는다. 지인들의 모습이 가관이다. 나도 그렇다. 땀이 온몸을 적시고 있다. 다시 땀을 식히고 걷는다. 삼거리봉을 향해 오른다. 가장 높은 봉을 하루에 세 번 오르는 것이다. 이제는 힘이 떨어져서 오르는 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식물학자 두 명은 주변의 식생을 연구하면서 올라온다. 그렇게 특이한 식생은 없다고 투덜거린다. 이곳에 야생화도 거의 없다. 삼거리봉에서 이제 단체 산행객이 없다. 우리들 세상이다. 이곳에서 남은 음식을 모두 해결하고 하산을 한다. 주차장을 가는 길에 있는 비닐하우스 찻집도 문을 닫았다. 주차장에는 도착하여 옥순봉을 보기 위해 옥순대교로 간다. 옥순대교 바로 앞에 있는 구름다리에 관광객이 가득하다. 구름다리가 무섭지도 않은가 보다.

희고 푸른빛을 띤 바위들이 힘차게 솟아 마치 대나무 싹과 같이 보인다는데서 유래한 옥순봉은 원래 청풍에 속해있는 경승지였다. 조선 명종 때 관기였던 두향은 그 절경에 반해 당시 단양 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 선생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 달라는 청을 넣었다고 하다. 하지만, 청풍부사의 거절로 일이 성사되지 않자 이황 선생은 석벽에 단구 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을 새겨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사연이 전해진다. 훗날 청풍 부사가 그 글씨를 보고 감탄하여 단양군에 옥순봉을 내주었다는 뒷 이야기도 있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하여 바로 이웃한 정자로 간다. 정자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였는데 정자 앞에 있는 나무들이 키가 예전보다 높아져 볼 수가 없어 정자의 아래와 위로 이동하여 옥순봉의 그 모습을 본다.


호수, 석벽, 유람선 그리고 푸른 나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늘은 오전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하였으나 이제는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지인이 제천역에서 기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남았으나 의림지를 가보자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저수지 의림지는 김제의 벽골제와 같이 삼한시대의 저수지다. 그 저수지 주변의 소나무가 아름답다. 다만, 수문이 현대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쉽다. 무넘이 저수지면 그것을 유지하여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다. 의림지는 완전히 유원지가 되어 있다. 명승이다. 제방은 시대에 걸쳐서 조금씩 높아졌다고 한다. 제방축조에는 몽촌토성, 풍납토성 등과 같이 부엽토공법이 이용되었다고 하며, 요즘과 같은 토목 건설 장비도 없던 시절에 큰 제방을 만든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로 당시 제천 지역에 큰 권력자가 있었거나, 의림지 자체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이었음을 의미한다. 제천(堤川)이라는 지역의 지명도 둑 고을을 뜻하는 제주(堤州)라는 지명을 쓰지 못하게 하면서 제천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정작 호수를 구경하느라 이 중요한 제방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