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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Apr 15. 2024

산불방지 시즌 청화산을 다녀오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그 겨울의 상처가 오늘도 보인다.

겨울에는 좋았는데

봄이 되니 보인다.


봄이 되었는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봄이면 슬픈 기억이 우리에게 있다.

봄이 늦게 온 지역에 봄을 본다.


대전도 그렇고 서울도 그렇고 벚꽃이 떨어지고 있는데  산벚꽃은 한창이다. 산을 곳곳을 물들이고 있다. 속리산 가까이 있는 지역은 다른 곳 보다 2주 정도 느리게 벚꽃이 한창이다. 그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도로를 지나 백두대간의 한 봉인 청화산을 오른다. 청화산이 유명한 것은 속리산을 바라다볼 수 있어서다. 괴산군에서는 청화산을 소개하고 있는데 괴산군 지역에서 오르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면서  청화산에는 산죽군락 지역과 소나무가 많아 겨울철에도 푸르게 보이는 산으로 아마도 청화산의 유래가 여기서 나왔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계룡산을 바라다보는 갑하산, 북한산을 바라다보는 노고산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청화산이다. 청화산은 상주, 문경, 괴산이 접해 있는 산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늘재에서 오른다. 늘재에서 오르는 것은 백두대간의 능선을 즐기기 위하여서 고갯마루에서 오르면 오르는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산행기를 찾아보니 늘재에서 시작하여 힘들다고 하였다. 나도 그 늘재로 간다. 늘재로 가는 길이 너무 좋다. 평지에서는 벚꽃이 벌써 다 떨어졌는데 화양구곡을 지나면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산을 넘어도 벚꽃은 계속된다. 가로수가 벚꽃으로 되어 있어서 좋다. 청화산을 바로 앞에 두고 마을 입구에서 자동차를 세워두고 청화산도 담고 벚꽃도 담는다. 그리고 늘재를 지나서 근처에 자동차를 주차시킬 수 있지만 400m 아래에 있는 휴게소에 주차를 시킨다. 누구는 갓길에 주차시킬 수 있지만 충분한 공간이 아니기에 휴게소에 주차를 시키고 걸어서 400m를 걸어서 고갯마루에 도착하였다.

고갯마루에는 백두대간을 알리는 비석이 있고 그곳에 성황당이 있다. 비석을 보고 맞은편을 본다. 그곳에 분수령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낙동강과 한강의 분수령이다. 청화산은 봄철산불조심기간에 대부분 통제되고 늘재에서 올라가는 코스만 열려있다. 그래도 조심하여 올라간다. 청화산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면 속리산 줄기가 그대로 보인다.

청화산을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가 1.8km를 가리키면서부터 밋밋하던 등산로가 가파르게 바뀐다. 그 가파름은 어떤 곳은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그곳을 지나면 속리산의 경치를 더 멋있게 보인다. 오르다 보니 특이한 것이 있다.  '정국기원단'이 있다. 단어의 의미로 보면 좋은 의미인 듯 하지만, 정국(靖國)이라는 단어가 일본어로 "야스쿠니"라고 하여 이것을 문제시하는 사람이 있어 이것이 그것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는 안내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에 대하여 영남일보의 기사를 보니 이렇다.

"한민족의 정기가 흐르는 백두대간 마루금에 '나라가 평온하기를 기도하는 단'을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누군가 '마운틴벨리'라는 필명으로 정국기원단 비석 전면을 '개일본(犬日本)'이라는 붉은 글씨로 덮어 버렸다. 그는 기원단 옆에 '정국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며,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뜻하는 것이다. 일본의 쓰레기 같은 유물이 남아 있는 것이 안타깝다. 철거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걸어 놓았다. 화북면의 노인회와 유도회를 무식한 매국단체로 매도한 것이다.

한자는 우리나라에서 먼저 쓰다가 일본에 전해졌다. 정국이라는 단어 역시 야스쿠니 신사가 생기기 수백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좋은 뜻으로 쓰였다. 화북면 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마운틴벨리가 어쭙잖은 지식으로 훼손한 정국기원단을 정비하고 옆에 올바른 설명을 적어서 걸어 놓았다."(영남일보, 23.10.25)

생각을 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인 암릉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상을 향해 걸음을 걸을 뿐이다. 그래도 밧줄만 잡고 올라가지 않고 스틱을 잡고도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이곳도 지난겨울의 상처가 있다. 소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있기도 하고 가지가 부러진 것도 있다. 그렇게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을 정상으로 생각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헬기장에서 정상까지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그리고 정상에 도착하였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조금은 실망스럽다. 주변이 산림에 가려있어서다. 다만, 헬기장에서 이를 모두 볼 수 있다. 충북에서 보는 모습은 조망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헬기장에서 백패킹을 하면 아침에 뜨는 태양을 볼 것이다.


산불조심기간이라 열린 등산로는 늘재와 원적사 구간만 있어 나는 늘재로 다시 하산을 한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올라오면서 설해로 피해를 입은 나무를 보고 바람 때문이라고 추측을 한다. 그들에게 눈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니 놀라워한다.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많이 찾지 않을 산이라고 보았는데 생각보다 여러 사람이 찾는다. 늘재 정상부근 갓길에 여러 대의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나는 길을 따라 내려가서 휴게소에서 자동차를 회수하였다. 바로 아래에 있는 도로변에서 아기와 함께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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