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바트로스 Apr 27. 2024

AGI(일반인공지능)에 대해서

우리 뇌와 인공지능

17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과학혁명'은 인류에게 '무지의 자각'이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즉 우리는 과학을 통해 우리가 너무 많은 것들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자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과학이 위대한 것은 모르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게 아니며 얼마든지 기존의 과학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뀔 수 있다는 유연하지만 굳건한 토대 위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어떤 난기류를 만나도 웬만해선 부러지지 않는 유연하면서도 튼튼한 비행기 날개와도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출처 : 위키피디아)

반면에 신비주의자들은 세계에는 여전히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어떤 신적인 존재가 존재하며, 그것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신의 존재나 생명의 탄생과 같은 커다란 주제에 대해서는 인간이 절대로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불가지론(agnosticism)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양자역학이나 다중우주론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과학은 기존의 과학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러 현상이 하나의 양자에 중첩되어 존재하며 관찰자의 존재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는 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마치 판타지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역시 저 스스로의 무지에서 오는 일종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과 우리의 뇌


지금까지 통계학과 심층신경망(DNN)부터 생성형 AI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과 작동 원리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1943년 인간 뇌의 신경망과 뉴런(neuron)에서 영감을 받아 연구가 시작된 인공신경망(ANN)은 발전을 거듭해 1조 7천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가진 GPT-4까지 발전했습니다. GPU를 통해 병렬구조(parallelism)를 활용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진 덕분에 이제 조 단위까지 커진 초거대언어모델은 추론을 통한 일정 수준의 문제해결능력까지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의 작동원리와 발전사를 알게 되면 필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인류는 진짜로 '생각하는 기계'를 창조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의문은 자연스럽게 우리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 세상을 인식하고 있을까요? 한 발 나아가 우리는 어떻게 동물과 다르게 복잡한 개념들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떻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뇌과학과 인지과학 그리고 컴퓨터공학이 융합되어 그 답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뇌과학과 컴퓨터공학은 우리 뇌와 인공지능의 작동 메커니즘은 매우 다르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뇌는 시각, 촉각, 청각 등 감각체계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을 마치 레코드판처럼 겹겹이 쌓아놓는다고 합니다. 전혀 관련 없는 일을 경험했을 때 문득 10년 전에 있었던 일이 같이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죠.

출처 : Freepik

우리 뇌는 쓸데없이 계산을 하지도 않습니다. 반면에 컴퓨터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확률을 계산합니다. 비효율적으로 기억을 겹겹이 쌓아두는 일 따위는 하지 않지요. 그러나 인공지능과 우리의 뇌는 비슷한 점들도 많습니다.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체계나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들 중에 굉장히 비슷해 보이는 부분도 많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제가 인공지능을 몰랐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을 공통점들입니다.


누군가는 생성형 AI라는 현상을 하나의 지나가는 유행정도로 생각합니다. IT업계 종사자 중에는 검색엔진이 한창 발전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 구글과 네이버 같은 기업들이 잘 나갔던 때와 본질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 '생각하는 기계'는 여전히 매우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저는 일반인공지능(AGI)을 대하는 태도에도 과학적인 접근과 신비주의 그리고 불가지론의 세 가지 접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자분들이 AGI를 대할 때 맹목적으로 인공지능을 신비화하는 신비주의나 그런 것은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적인 접근 방식을 택하기보다는 과학적인 태도를 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르는 것은 알아보면 되고 지식은 채워나가면 되니까요. 앞으로 제가 쓸 AGI에 대한 글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