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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정 Jun 03. 2020

인테리어, 나만 힘든가?

내 마음에도 맞고, 가격도 대략 맞춘 인테리어 업체를 찾았다. 이제 고생 끝 인테리어 시작일까? 아니, 끝없는 선택과 결정이 날 기다렸다. 어떻게 보면 즐겁게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시간이기도 한데, 한정된 예산 안에서 매일 더하기 빼기를 반복하다 보면 즐거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결정이 필요하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집의 기본적인 배경은 흰색 벽지, 나무색 바닥재로 정했다. 흰색 벽지에 나무색 바닥을 한 집 사진은 백개도 더 찾아서 예시로 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벽지 회사가 더 만만치 않았다. 백장도 넘는 흰색을 나에게 줄 수 있었다. 흰색이 이렇게 많아? 흰색은 단 한 가지 색인 줄 알았는데 흰색 벽지는 많기도 많았다. 나무색 바닥재 역시 강마루로 정한 후에도 수많은 무늬와 색이 나를 기다렸다. 인테리어 실장님은 최대한 내가 원했던 느낌으로 추천을 해줬지만, 최종 결정을 내가 내려야 한다. 조명, 수전, 손잡이, 방문... 이게 다 같은 색이 아니란 말인가?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수많은 옵션을 헤쳐 나가 선택을 감행했다. 그 후 공사 일정이 시작됐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로도 선택을 계속해야 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더 빠르고 신속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냥 흰색 벽지에 나무색 바닥으로 해주세요

 


철거하는 날, 안방 벽지를 다 뜯어냈는데 곰팡이가 나왔다고 했다. 아마 외풍이 심한 것 같다며 단열을 하고 벽지를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주셨다. 단열 공사도 별도 비용이 든다. 추운 게 무엇보다 싫었던 나는 안방 단열 공사를 추가했다.


비용이 +1 추가되었습니다.



베란다 타일은 20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타일을 새로 하는 대신 위에 이케아 나무 타일을 깔려고 했다. 그렇게라도 공사비를 조금 줄이고 싶었다. ‘셀프 인테리어’의 꿈을 베란다에서 펼치려고 했다. 공사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리 이케아 나무 타일을 집으로 배송시켜 놓으려고 이케아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대략적인 베란다 사이즈를 계산하고, 나무 타일 사이즈를 계산해 필요한 나무 타일 개수를 구했다. 그리고 나무 타일 개수로 가격을 구했는데... 어라, 가격이 이상하다? 타일을 새로 까는 것보다 가격이 비쌌다. 나의 (하찮은) 노동력을 투입해 공사비를 아끼려고 했는데, 일은 일대로 하고 돈은 더 나가게 생긴 거였다. 막연히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싸리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결과였다. 숫자가 믿기지 않은 나는 동생에게 링크를 보내 내가 계산을 제대로 한 게 맞는지 확인했다. 자매가 다시 한번 확인해도 계산은 맞았다. 나의 유일한 ‘셀프 인테리어’는 돈까지 더 들었다. 다급히 실장님께 전화를 걸어 베란다 타일 시공을 추가했다.


비용이 +1 추가되고, 노동력과 타일 구입 비용 -2 절약하였습니다.


내가 꿈꾸던 베란다의 이케아 우드 타일... 꼭 가격 계산을 먼저 해보세요



싱크대는 비교적 최근에 교체한 거라 그냥 쓰려고 했다. 실장님은 인테리어를 다 해놓으면 싱크대만 너무 튈 것 같다며 상판이라도 교체할 것을 추천했다. 비용도 예상보다 적어 상판 교체를 추가했다. 이건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 덕분에 거실과 주방이 말끔해 보인다.


비용이 +1 추가되었습니다.



중문도 다 생각이 있었지만... 결국 비용 문제로 포기했다. 다들 중문이 있으면 좋다고 하지만, 애초에 없었으니 큰 불편함은 없다. (발상의 전환!) 걱정했던 것보다 겨울에 많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비용이 -1 절약되었습니다.


자, 이제 그 수많은 결정이 중첩되어 집이 완성되었다! 이제 정말 고생 끝 이사 시작일까? 아니, 다음은 '하자 보수'의 차례다. 여러분, 지치지 마세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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