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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ul 05. 2024

소세키, 《도련님》

일본의 세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었다. 세익스피어라기에 심오하고, 무거운 주제의 소설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예상과는 달리 가볍고, 체험적인 소설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무모한 도쿄의 부잣집 출신의 '도련님'이 혼자 시골 학교에 발령 받아 부조리한 선생과 학생들을 마주하다 폭력으로 응징한 후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많은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고전 명작 중 가장 쉽게 읽혔다. 유년 시절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되어 교사가 된 현재 이야기를 위주로 담아내는데, 문장이 가볍고 전개가 빠르다. 거기에다가 소년만화에서나 볼 법한 정의롭고, 강직한 주인공의 개성이 돋보여 플롯 자체가 재밌다. 마치 소설보다 체험적인 수필을 보는 듯하다.



물론 문화적으로, 시대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점도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의 전통과 개화가 낯설게 공존하고 있어 한국인으로는 100%따라가기는 힘든 면이 있었다. 그러나 한적한 시골 학교, 하숙집, 도시 출신의 선생이라는 익숙한 소제와 부조리한 주위인물들, 그리고 이에 맞서는 무모한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는 익숙한 구도라 읽는데 있어 크게 어렵지 않았다. 100년도 더 된 소설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볼 만한 비겁한 인물들을 학교안에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아직도 유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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