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하먼, 《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 책갈피, 2009
이 중 어떤 것도 세계를 덜 야만스럽게 만들지 못할 것이다. 피 맛을 본 자들은 더 많은 피를 원할 것이고, 우리는 더 한 층 공격적인 전쟁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 세계에서 반전운동 건설을 더 쉽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저들은 30~40배나 더 우세한 군사력을 사용한 전쟁에서 승리했다.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반제국주의 시위대의 일부였다. 그리고 그 경험은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다. 또한 제국주의의 근저에 있는 약점이 이를 입중할 것이다.
- 크리스 하먼, 《크리스 하먼의 새로운 제국주의론》, 책갈피, 2009
훌륭한 책의 마지막 장을 끝내기 위해 팔레스타인 집회를 마치고 집근처 LP바에 왔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국제적인 반제국주의 운동으로서,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과 더불어 제국주의의 패배를 외치는 사회 운동으로서 역사적인 반제국주의 운동의 전통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레닌과 부하린이 분석한 19세기 말부터 1945년까지의 고전 제국주의, 그 이후 냉전 제국주의, 그리고 제국주의와 세계화 시대에 고전 마르크스주의를 적용한 명저작이다.
윤석열의 폭주에 밀려 잠시 세계 정세를 따라가지 못 하기도 했지만, 세계 정세에 대한 시각의 총체성을 마련하는 제국주의론을 통해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계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히말리야 산의 토끼가 코끼리보다 크다는 자만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마르크스주의의 오랜 전통인 총체성은 재난의 시대21세기에 필요한 시각이다. 총체성의 관점에서, 루카치 《소설의 이론》-캘리니코스 《재난의 시대 21세기》에 버금가는 위대한 저작이다.
극우화 및 미제국주의의 편들기는 윤석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세계 제국주의 지형의 복잡한 반영이다. 제국주의의 심화는 한반도 및 중동의 위기로 나아갈 것이고,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재앙과도 같은 존재이다.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교조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그것의 의미를 현실의 구체적 맥락에 적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거인 하먼의 작업은 제국주의론에 있어 탁월한 시의성을 갖는다. 부하린의 국가자본주의 트러스트 통찰과 레닌의 정치적 실천을 융합한 고전 마르크스주의 제국주의론 계승, 종속이론 비판, 이윤 착취보다 큰 제국주의 군비 경쟁 및 그 여파, 그리고 오늘날 반제국주의 정치의 필요성을 모두 포괄하는 오늘날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혁명적 이론 없이 혁명적 실천 없다"는 레닌의 말처럼,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제국주의론을 통해 도약해보고자 한다. 지적 유희가 아닌 혁명적 실천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