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는 소리가 맞긴 하나?
첼로는 현악기다. 한손에 활(Bow)을 들고 현(String)을 그어 소리를 낸다. 다른 한 손은 손가락을 이리저리 눌러 여러 소리를 내게 된다. 첼로는 4개의 현, 즉 줄을 가지고 있는데 줄을 갈아 끼우고 음을 맞추는 일 부터가 초심자에게는 매우 힘들다. 기타를 배웠으니 뭐 비슷하겠지 하고 덤볐다가 기타줄보다 몇배 비싼 첼로 줄을 팅! 끊어먹고 말았다. 한두번 그러고 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헉. 이거 잘못 시작한 거 아닌가. 그만큼 줄 갈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작지 않았다.
첼로의 4개 줄은, 제일 굵은 줄이 도, 그리고 순서대로 솔, 레, 라 음이다. 풀어진 줄을 도, 솔, 레, 라 음을 내도록 맞춰놓으면 이제부터 첼로를 안고 소리를 낼 수 있는 준비 끝. 첼로가 내는 음은 손가락의 간격으로 눌러 만들어내야 하고 어느 위치가 어느 음이다라는 확실한 표시 따윈 없다. 귀. 귀가 결정한다. 내가 지금 내고 있는 음이 무엇인지 내 귀가 듣고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현악기를 연주하는 건 쉽지 않으니 정들기 전에 다른 악기로 갈아타시길.
기타의 경우 음마다 칸이 구별되어 있어 그 칸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되는 것과 달리 첼로나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칸이 없으니 나만의 느낌으로 가상의 점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아주 초심자 때에는 밴드나 스티커를 붙여서 위치를 표시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많은 연습으로 그 가상의 점을 단숨에 찾아가 손가락으로 줄을 짚어 누르고 동시에 활을 잡은 손이 적절한 힘으로 현을 그어내는 동작이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이른바 현악기를 연주하는 행위가 완성되는 것이다.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어느 정도 음을 구별해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고 몇시간이든 악보와 씨름하며 연습할 각오만 되어 있다면 불가능해 보이던 새까만 악보속 음표들을 제 때, 제 음으로 연주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 그렇게 고된 연습을 견딜 수 있게 하는 힘 중 하나는 멋진 곡을 언젠가 제대로 연주해보겠다는 일념.
나에게 그 목표가 되어주었던 멋진 곡 중 하나를 소개한다. 아직 소리가 형편없어 남들에게는 들려줄 수 없을 때 조차 첼로를 품에 안고 나만을 위해 띄엄띄엄 연주하며 스스로 감동했던 곡. 자클린 뒤 프레를 통해 삶의 슬픔과 고독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내 자신에게 선물해준 곡.
오펜바흐(Offenbach) '자클린의 눈물' (Les Larmes de Jacqueline)
독일 출신의 첼리스트 베르너 토마스(Werner Thomas)가 쟈크 오펜바흐의 미발표 악보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린 곡이다. 요절한 비운의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é)를 기리기 위해 베르너 토마스가 '자클린의 눈물'이라는 제목을 붙여 헌정했다. 첼로 특유의 깊고 애절한 선율이 특징이며, 삶의 슬픔과 고독을 극대화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https://youtu.be/sO7Y8jVVGTQ?si=C59wtT0sWqum1XL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