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악기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지만...

by 장준호

클래식 악기들 중 인간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악기로 첼로를 꼽는 경우가 제일 많다. 객관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음역대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첼로가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음은 가장 굵은 줄을 있는 그대로(개방현이라고 한다) 활로 그었을때 나는 음인데 '도(C)' 음이다. 일반 남성이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음도 이 음에 가깝다. 조금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주파수로 65.41Hz 이다. 여기서 시작해서 대략 3개 옥타브 정도의 높은 음까지가 첼로가 낼 수 있는 음역대이고 인간 역시 그 정도의 음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음역대가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악기가 첼로라고 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유이다.


그 외의 이유는 아주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그럴듯한 것들이다.


피아노는 음이 계단식이지만 첼로는 연속적인 음정의 이동이 가능하다. 사람의 목소리도 그렇지 않은가. 말하거나 노래할 때 미세하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연결된다. 첼로는 이걸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현악기의 줄을 손가락 끝으로 누르고 흔들어 떨림을 만드는 기법을 '비브라토'락고 하는데 첼로의 비브라토는 이러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떨림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공명구조가 인간과 비슷하다는 이유를 꼽기도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성대 진동, 목과 입, 가슴의 진동으로 만들어진다면, 첼로의 경우 먼저 현의 진동 그리고 공명통(바디)의 울림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첼로의 큰 공명통은 가슴의 울림과 유사한 저주파 공명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첼로를 안고 한참을 연주하면 공명속에서 맛보는 힐링이 있는 듯하다. 아니면 말고...ㅎ


자, 이제 첼로 연주를 통해 인간의 목소리를 느껴볼 수 있는 곡을 하나 들어보자. 원곡은 너무나 유명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이를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로 편곡하였다. 듣는 이에 따라 피아노와 첼로가 주고 받는 사랑의 듀엣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편곡자는 전반부에서 첼로 파트가 주제를 연주할 때 한번은 정상적인 음역대에서 그 다음엔 훨씬 저음으로 주제부를 연주하여 마치 남녀의 듀엣처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 편곡을 우연히 듣고는 진정 첼로는 인간의 목소리와 제일 가깝노라 인정할 수 있었다.


아래 낮은 음자리표 악보는 이 곡의 메인 테마이다. 이 단순한 음의 배열이 그토록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었다.

슈베르트 세레나데 악보.png


Schubert: Schwanengesang, D. 957 - Arr. Camille Thomas for Cello and Piano


https://www.youtube.com/watch?v=mQcv3QpVJn8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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