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을 볼 수 있을까?
뉴질랜드에서의 마흔 번째 날
오늘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를 마치고 여행 갈 준비를 해서 '티마루'라는 지역으로 놀러 와 일기를 쓴다. 여행 가는 날은 원래 아침부터 눈이 번쩍하고 떠지는 건데, 근무를 하고 여행을 가려니 눈이 떠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겨우 일어나서 씻고 아침 간단히 먹고 나갈 준비 끝이다. 내가 미리 운전연습을 했으면 신랑 푹 자게 놔둬도 되는 건데, 신랑이 나를 데다 주느라 덩달아 일찍 일어났다. 오늘 일은 평소랑 비슷했다. 이것저것 실수도 하고. 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시 퇴근시간에 맞춰서 센스 있게 신랑이 데리러 왔다. 집에 도착하니 여행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먹을 점심도 만들어놓은 신랑. 난 정말 사랑받는 사람이다. 차를 타고 티마루로 출발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런 좋은 날씨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좋은 날이었다. 우리가 살던 춘천은 여기저기 둘러봐도 산뿐인데, 뉴질랜드에서는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데 차도 많이 없다. 티마루까지 오는 동안 여러 동물친구들도 만났다. 소도 있고 양도 있고 말도 있고. 역시 대자연 뉴질랜드 답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달리고 또 달렸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렸을 때쯤 쉬지 않고 운전한 신랑이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잠시 쉬어갈 겸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쉬어갔다. 햇볕이 얼마나 눈부신지 키가 작은 나는 신랑보다 더 빨리 눈이 부셔온다. 신랑은 자연의 색감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며 선글라스도 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에 티마루에서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지내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을 했는데 우리 집보다 좋다. 샌디(주인아주머니)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다. 커피도 챙겨주고, 집 구경도 시켜주었다. 집에서 바라본 티마루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저 멀리 바다도 보였다. 샌디 부부에게 주변 음식점 추천해달라고 해서 추천받은 음식점도 다녀왔다. 뉴질랜드에서 느끼는 건 영어는 자신감이라는 거다.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를 온갖 자신감으로 대화하면 다 통한다. 샌디 부부가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던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친절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정말 다 친절한 것 같다. 밥을 먹고 산책도 할 겸 차는 숙소에 두고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언덕길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티마루에 오니까 언덕길이 많아서 신기했다. 같은 뉴질랜드인데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초록 초록한 대자연을 품은 건 여전했다. 추천받은 음식점에서 피자와 감자튀김을 시켰다.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았지만 여행에서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시 긍정적으로 살면 된다. 다 먹고 남은 음식은 포장까지 해서 바닷가로 출발했다. 티마루 바다 곳곳에 펭귄이 나온다고 하길래 펭귄 보러 걸어갔다. 바다 가까이에 가니 펭귄을 조심하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펭귄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오늘은 아닌가 보다. 이렇게 티마루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쉬는 날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걸까. 그래도 제대로 된 첫 홀리데이다. 마음껏 즐겨야지. 내일도 기대된다.
뉴질랜드에서의 마흔한 번째 날
눈 깜짝할 새 지나간 우리의 1박 2일 여행. 여행을 다녀와서인지 다른 때보다 더 짧은 주말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아쉬운 밤이다. 내일부터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너무 좋은 주인 부부를 만나서 티마루에서의 1박이 참 행복했다. 비록 식사를 같이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아들 같고 딸 같으셨는지 이것저것 소개해주시고 구경시켜주시는 주인 부부의 모습에 감동을 받고 또 받았다. 오늘은 일요일. 뉴질랜드는 대부분 10시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예정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어제 들렸던 바닷가로 향했다. 어제저녁에 갔을 때 바닷물이 빠지고 있는 것 같아서 물이 얼마큼 남아있을지 궁금해서 결정한 산책코스다. 아침식사를 하기는 애매해서 가는 길에 카페에 들려 핫초코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부지런하게 아침산책을 하는 뉴질랜드 사람들과 굿모닝 굿모닝 인사하며 바닷가까지 걸어갔다. 생각보다 바다는 달라진 게 없었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짐을 챙기러 숙소로 돌아오니 주인 부부가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체크아웃을 부탁하고 교회로 향했다.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신기했다.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서 그런 건지, 다양한 깃발들을 들고 입장하고 성가대도 줄 맞춰서 입장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설교는 오늘도 역시나 많이 못 알아들었다. 예배 끝나고 주인 부부에게 소개받은 축제에 다녀왔다. 학교 축제 같았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마침 오늘이 축제날이라고 해서 운 좋게 축제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공연도 하고, 학교 학생들이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마음껏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삐에로분장을 한 학생이 돌아다니며 풍선으로 이것저것 만들어주기도 하고 페이스페인팅도 하고 있었다. 먹거리들도 있어서 간단히 샌드위치도 사 먹었다. 양고기 샌드위치였는데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어서 파는 샌드위치였다. 우리의 단골 코스 도서관도 빠질 수 없었다. 티마루에서도 도서관을 다녀왔다. 외관이 너무 예뻤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도서관들에 비해 책을 읽을 수 있는 편한 의자들이 많은 것도 좋았다. 아쉽게도 티마루 도서관에 한국 도서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주유소가 없어서 하마터면 길 한가운데 설뻔했다.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일기를 쓰고 있으니 이 또한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 동안 잘 충전한 것 같다. 이제 또다시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에너지 충전 잘했으니 힘내서 또 살아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