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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Mar 05. 2021

런던의 마켓 이야기(2)

런던 북서쪽의 빈티지 마켓, 포토벨로 마켓

지금까지 런던에 있는 대표적인 마켓 두 개를 소개했다. 런던 중심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소개했던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과 런던 북부에 위치한 캠든 마켓(Camden Market)까지 말이다. 오늘 런던을 대표하는 마켓 하나를 더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런던를 대표하는 빈티지 시장이자,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기도 한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이다. 


런던의 거대한 공원,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더 가다보면 노팅힐 게이트(Notting Hill Gate) 지하철 역이 나온다. 이 곳에서부터 북쪽으로 쭉 이어지는 길이 포토벨로 로드인데, 바로 이 길 위에 포토벨로 마켓이 열린다. 포토벨로 마켓 운영 시간과 규모는 요일에 따라 다르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가장 많은 마켓이 열리고, 일요일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 



금요일과 토요일의 포토벨로 마켓은 말 그대로 시장통이다. 길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있는 팝업 스토어와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기도 쉽지 않고, 여기저기서 다양한 소리가 한데 섞여 들려온다. 인기가 좋은 상점들은 구경을 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음식 하나를 주문할 때에도 인내심까지 같이 주문하게 된다. 


그래도 그 맛에 마켓에 가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도 재래시장이 너무 한가하고 조용하면 오히려 이상하고, 잘못된 옷을 입은 것 같은 불편함이 느껴진다.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평일에 들렀던 포토벨로 마켓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고, 그냥 사람 사는 평범한 동네처럼 느껴졌다. 그런 동네가 주말만 되면 완전히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데, 그 옷이 정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시끌벅적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 맥주 한 잔 기울이면서 웃음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 물건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서로 흥정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커피를 주문하고 노상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들의 생동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되고, 그로부터 삶의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포토벨로 마켓의 또 다른 모습은 다양한 색깔의 건물들이다. 포토벨로 로드를 걸어가다 보면 길 양 옆으로 나즈막한 건물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건물의 형태를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건물마다 다른 색깔로 칠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원색 계열부터 파스텔 톤의 색깔까지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색깔인데,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그 색깔의 조합에 빠져들게 된다. 


포토벨로 마켓은 영국 느낌 물씬 풍기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골동품을 판매하는 가게도 많고, 다른 데서 쉽게 찾을 수 없을 독특한 물건들도 꽤 많이 있다. 영국을 여행하다가 뻔한 기념품이 아닌,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기념품을 찾고 싶다면 포토벨로 마켓으로 한 번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렇게 런던을 대표하는 빈티지 마켓, 포토벨로 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다. 다음에는 또 다른 런던의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다. 런던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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