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작가

by 모녀작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꿈이 생겼다. 공동주택이 아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 특히 길고양이 밥을 줄 때 도둑처럼 사람들 눈치를 살피면서 몰래 줄 때마다 더 그렇다. 이사를 하기엔 돈이 없다. 예전에 놓친 행운이 자꾸 생각난다. 그때 그 행운을 잡았어야 했는데…….


로또 금액이 엄청날 때였다. 하루는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왔다. 받을 돈이 있다면서 내가 대신 가서 받아오라고 했다. 꿈에서 나는 싫다고 말하면서 가지 않았다. 아버지는 싫다는 내게 계속 같은 말을 하면서 받으러 가길 원했다. 내가 끝까지 버티니 아버지는 시간이 없다면서 금액이라도 보라고 종이를 내밀었다. 종이에 적힌 금액을 보고 꿈에서 깼다.


내가 본 것은 숫자 여섯 개였다. 순간 로또 번호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숫자가 너무나 선명해서 잊을 수가 없었다. 며칠 후 친정에서 가족 모임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꿈이 생각나서 언니들에게 아버지 이야기와 숫자를 알려줬다. 막상 숫자를 알려주려니 끝 번호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언니들은 어디에 적어놓지 않았냐고 물었다. 너무 또렷하게 본 숫자라서 잊을 수가 없어 따로 적지를 않았다. 마지막 번호가 이 숫자 같기도 하고 저 숫자 같기도 했다. 그래서 언니들에게 마지막 번호는 두 개 모두 적어보라고 알려주었다. 우리 모두 일등 되면 좋겠으니 꼭 사라고 얘기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남편과 말다툼했다. 남편은 내가 당첨되고 나서 형제와 나누면 될 것을 왜 얘기했냐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알려준 거라 함께 당첨되면 나눌 필요도 없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로또를 사지도 않았는데 남편과 생각이 다른 것을 알고 나니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결국 나는 아버지가 알려준 번호의 로또를 사지 않았다. 술 마시면서 얘기를 해서 그랬는지 언니들도 모두 사지 않았다. 결국 꿈처럼 돈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후회된다. 자식을 위해 꿈에까지 나와서 돈을 받게 하려고 애쓴 아버지의 마음이 이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죽어서도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내가 외면한 것 같아 죄송할 뿐이다. 어쩌면 나를 생각해 주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내가 원했기에 꿈을 꿨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마음이든 내 마음이든 아무튼 우리는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막내인 내가 고등학생일 때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어릴 때 이별한 자식이 걱정되어 꿈에 오신 걸까? ‘아버지 이젠 편히 쉬세요. 로또는 자동으로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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