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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Jan 26. 2021

김총경, 뒤늦게 강력형사가 되다!!!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김총경, 뒤늦게 강력형사가 되다!!!


노량진 고시촌 다리를 쭉~ 펴고 잘 수도 없는 1평도 채 안 되는 월 14만 원짜리 고시원... 그리고 해 질 무렵 서울고시각 학원 옥상에서 노을 색상으로 맞은편에 우뚝 솟은 63빌딩을 보며 순경시험 공부를 하였습니다.


시험에 합격하기 전 창문도 없는 지하 쪽방에 누워 천장을 보며 잠들기 전에 항상 어떤 경찰이 될지, 제 꿈을 어떻게 펼칠지 머릿속으로 상상의 날게를 펴곤 했습니다.

 

첫 부임지인 서울 도봉경찰서 방학2파출소... 선배뿐 아니라 주민분들도 스포츠머리에 앳된 저를 보고 웃으시면서 의경 같다하시곤 했습니다.

노량진 고시원 때부터 영화에 나오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멋진 형사를 마음에 품고 있었지만... 계급 사회인 경찰 조직에서 섣불리 형사과에 지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부임 첫날 더블백을 메고 파출소에 들어가니 선배님들은 "김총경!! 우리파출소에 온 거 환영하네."라고 하셨고, 저는 졸지에 김총경이란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선배님들은 대부분경사라는 말단 계급으로 정년퇴직을 하셨기에, 만 22살 순경인 저를 보시고는 첫날부터 승진이라는 묵은 숙제를 내주셨고, 경찰관이셨던 아버님께서도 포장마차에서 제 소주잔에 잔을 채워주시며 앞으로는 승진에 매진하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그런 기대를 뒤로하고 진급이 느린 강력반에 지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파출소와 기동대, 내근 등에서 직업경찰관으로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승진이란 압박감을 쉽사리 떨질 수는 없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건강악화로 고대병원에 투병 중이실 때에도 아버님은 당신의 건강보다도 곧 있을 제 승진시험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경찰 입직 7년 차가 되어서야 승진이란 단어를 뒤로 미룰 수 있었습니다.

가깝게는 우리 주민들과 크게는 국민들을 위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꿈을 펼쳐보고자 야심 차게 형사과에 지원서를 냈었고, 평소 제 열정과 패기를 유심히 지켜보시던 한 선배님께서 형사과 강력팀에 선발해 주시면서 조금은 늦은 나이 29살... 제 강력형사의 인생이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2002년 중앙경찰학교 졸업식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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