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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Jan 26. 2021

막내 형사와 운전, 복사, 팩스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막내 형사와 운전, 복사, 팩스

(열정과 의지, 인내와 끈기)


제가 강력팀 막내로 들어가 생활하면서 1년 동안 선배들에게 수사에 대해 배운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선배들은 제게 수사를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막내로 제가 한 것은 운전과 복사 그리고 팩스를 보내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제게 수사를 가르쳐주신 선배님들은 오리지널 강력통 형사들이셨는데, 강력통 중에서도 강성인 선배님들이셨습니다. 조장님에게 원래 처음 들어온 막내한테는 일을 가르쳐주지 않냐고 물어보니, 제가 1년 동안 하는 거 봐서 수사를 가르쳐줄지 말지 생각해 보신다 하셨습니다.


수사부서 근무가 처음인 저는 강력팀은 원래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잡일만 하면서 1년을 보냈고, 저와 수사를 비슷하게 시작한 또래의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제가 아직 피신(범인을 직접 조사하면서 만드는 서류로 피의자 신문조서의 줄임말)을 못 받아봤다고 하니까,


그 동료들은 자기 선배들은 1년간 수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줘서 많이 배웠다면서, 나쁜 선배를 만나 1년간 운전실력만 향상된 저를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실력이 한참 뒤처져 있던 제가 시간이 몇 년 지나자 제 또래의 동료들을 금세 추월했고, 10년이 지날 쯤에는 추적수사 분야에서 전국에 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강력팀 막내생활 1년간 저는 선배님들에게 누구에게서나 배울 수 있는 그런 수사가 아닌 더욱 중요한 것을 배웠던 거였습니다.


그것은 범인을 끝내 잡겠다는 '열정과 의지', 사건을 반듯이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인내와 끈기'였습니다.


선배님들은 불법에도 양과 질의 차이가 있듯이 그 네 개의 단어를 경찰관 모두가 가지고는 있지만, 같은 단어 속에도 깊이와 질의 차이가 있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수사차량 운전모습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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