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 카이나 공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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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정명진 어린이 [각색] 유정화 선생님
카이나 공주는 눈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 셰인 국왕의 장례에도 가지 못하고 다크아이가 치근덕거리는 모욕을 당하면서도 대항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온다고 하는 마라이트 왕자는 소식도 없이 밤하늘 우주에서는 유성만 흐르는 채 하루하루 날짜만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이나는 마라이트 왕자와 함께 올라갔었던 북극의 흰 눈 덮인 얼음산들을 떠올렸다. 그 산들은 3천 미터가 넘는 것들이었다. 마라이트 왕자의 백비마(白飛馬) 페가수스를 함께 타고 북극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라 얼음 산맥들 위를 빙빙 돌며 날아가면 연둣빛 오로라가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빛의 양탄자를 깔고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 그러면 페가수스는 오로라 위로 사뿐히 내려서 황홀한 빛의 길을 타박타박 걸어간다. 두 사람 주변에서 각종 색으로 변하며 화려하게 펼쳐지는 오로라 쇼. 그와 동시에 북극의 얼음산 사이에서 곱고 맑은 오로라 음악이 울려나와 우주로 퍼져나간다. 길 양쪽에서는 각종 오로라 장벽이 끊임없이 변하며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밤하늘 꼭대기에서는 북극성이 은색 빛을 발하며 밝게 내리비쳐서 두 사람을 축복해 주었다.
두 사람이 페가수스에서 내려 오로라 길을 사뿐사뿐 걷다가 카이나가 그만 발을 헛디뎌 미끄러져 길 밖으로 떨어졌을 때는 곧바로 페가수스가 날아와 가볍게 받아주었다. 그리고 왕자가 급히 달려와서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카이나를 살펴보면서 둘은 그렇게 북극의 밤을 보내곤 했었다.
그뿐만 아니다. 두 사람은 페가수스를 타고 밤하늘 꼭대기로 올라가 북극성 근처까지 갔었다. 그 도중에서 만났던 수많은 별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별들마다 신비한 소리를 내서 우주 속은 거대한 오케스트라 무대 같았다. 게다가 은하수는 평소보다 더욱 밝게 흐르며 그곳으로부터 별빛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이었다.
마라이트 왕자와 카이나 공주는 은하수 언덕으로 내려와 페가수스에서 내려 손을 맞잡고 한없이 걸었다. 수많은 꼬마 별들이 물결을 이루며 흘러가는 그 광경. 너무 아름다워서 카이나는 지금도 눈만 감으면 그때 그 언덕에서 본 은하수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카이나는 마라이트 왕자와 지냈던 그 시간들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지난 수십만 년간 단 한시도 잊지 않은 것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않으리라.
그러나 왕자님이 언제 다시 돌아와서 둘이 함께 페가수스에 올라타고 북극의 얼음산 위를 날아다니게 될지.
카이나는 한숨과 함께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 맺혔다.
그리고 눈물방울 너머로 희미한 어떤 것이 비쳐왔다.
무엇일까? 시커먼 모습의 다크아이는 아닌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아무도 없는 이 깨어진 하트 구역에 누가 올 수 있단 말인가? 이곳은 어느 누구도 올 수 없고 이곳에서 나갈 수도 없는 유배지역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 무례한 다크아이만이 무단으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함부로 드나들 뿐.
하지만 눈물방울 너머에서는 어떤 빛과도 같은 물체가 분명히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 형상은 어딘지 눈에 익었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기억에서 지워졌다고 여겼던 아련한 그리움이 담긴 형상.
카이나 공주는 저도 모르게 그 형상 쪽으로 한 발 내디뎠다. 그러나 곧 발을 멈추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곳에는 어느 누구도 들어올 수 없어.
그래도 혹시, 혹시나…….
카이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러자 카이나의 눈앞에 너무도 놀라운 장면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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