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불투명하고 위험하다
약속은 쉽게 하는 게 아니다.
조만간 한 번 밥 먹자~
또 연락할게.
제게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 한 번만 믿고 맡겨주세요~
우리 사이에 이 정도쯤이야...
우리는 이런 약속들을 형식적으로, 또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통해, 여러 번의 판단과정을 거치지 못하고는 그냥 당연스레 뱉어내곤 한다. 나 역시도 그랬었다.
미래를 담보로 했던
수많은 약속들을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지켰고 기억했을까...
갑자기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봤던 면접에서 했던 이야기, 열심히 하겠다는 맹세를 지키긴 했지만 벌써 15년이 다 된 시점에서 나는 선생님의 노고를 알면서도 기껏해야 캔커피 한 잔 정도의 마음만을 전하고 말았다.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하지만 면목없는 제자는 연락할 생각조차 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이내 마음을 접었다.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약속이었다. 이런 약속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당장 수일간에 바로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말처럼 가볍지만 고귀한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언어가 가진 전달력은 상황, 분위기, 감정까지도 한꺼번에 포함되기 때문에 특히 조심히 다뤄야 한다.
하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각자 받아들이는 입장차이와 이해. 그리고 얼마나 오래 기억해 내느냐의 문제다. 누구는 기억하고, 누구는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오해의 시작이 될 것이고,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서서히 서로의 기억에서 연락처에서 사라지는 유령 같은 존재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뜬금없는 연락으로 만회가 될 리가 없다는 걸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아주 사소하지만 다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약속들은 정말 기억의 바다에서 버려지기 일쑤다. 버릴 생각도 없었고 그런 의도로 만든 약속도 아니다. 분명히 지킬 자신이 있었고 할 수 있다 생각해서 생겨난 약속이지만... 우리는 분명하지 않는 미래라는 시간을 담보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불분명한 상황의 변화까지는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살아갈 날들이 남아있고 이미 지난날들의 약속은 강을 건너 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기억해 내려 끄집어 봐도 아직 과거의 일과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 상대방이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는 한 알 길이 없다, 물론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경우는 매우 희박한 경우) 약속은 가능한 하지 말 것. 한다면 반드시 지킬 것. 그것이 바로 당신과 내게 가장 이로운 선택이었다고,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면 분명히 말하고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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