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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스런 후후작가 Sep 28. 2024

퇴직 후 은퇴설계

하고 싶은 것 하기 : 독서 논술 학원 분석하기

공부방을 해볼까? 집에서 공부방을 차리면 월세도 안 들고 관리비도 절약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구축 31평대 전형적인 옛날스타일 2 베이의 구조이다. 방하나를 꾸며 공부방을 만들면 생활과 분리되어 참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서재방이 좁다. 거실이 상대적으로 널찍하고 안방이 큰 구조라서 공부방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거실을 사용해야 한다. 와... 자신 없다. 내 거실. 아이러브 소파. 소파 어떻게 치워. 안된다. 게다가 아이러브 티브이. 티브이 포기 못해. 게다가 화장실... 잡다구리구리 다 치워야 하는데 아 머릿속이 복잡하다. 와... 공부방 집에서 안 되겠다. 


그렇다면? 상가? 상가에 학원을 임대해 볼까? 나의 강점을 살려보자. 초등교사 출신이니 초등학생들 가르치는 것은 자신이 있다. 독서논술에 관심이 많아 관련 프랜차이즈에 대해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독서 논술 관련 프랜차이즈가 많았다. 두 가지 선택이 존재한다. 강사로 뛸 것 이냐? 아니면 학원을 차릴 것인가? 전자의 경우 초등 대상 논술 학원은 매우 많다. 유명한 논술학원들의 특징과 강점을 분석해 보겠다. 


00의 숲 :  저학년부터 보내면 좋은 학원이다. 영어유치원 출신이거나 한글 습득이 상대적으로 늦은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학원이기도 하다. 미리 성향을 알아보는 사전 테스트를 통해 수업을 같이 할 친구들의 성향을 고려해 반배치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수업의 큰 흐름은 선정된 책을 미리 과제로 읽고 가면 학원에서 자체프로그램으로 독후 활동을 진행한다. 독후 프로그램 교재로 토론 수업을 하며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 다음시간 과제는 이번주 독후활동과 관련된 주제 에세이 써오기다. 다음시간에 친구가 자신이 써온 에세이를 발표할 때 나머지 친구들은 칭찬할 코멘트를 작성하며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비판이나 반대의견은 금지이다. 긍정적인 피드백만 허용한다. 발표를 마치면 돌아가며 칭찬을 코멘트를 받는다. 어느 논술학원에서 해주는 맞춤법교정이나 글의 흐름 수정은 없다. 아이들 에세이를 3개월 단위로 모아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에세이를 보기 좋게 타이핑해서 부모에게 작은 소책자로 만들어서 제공한다. 저학년부터 꾸준히 보내면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을 수 있고 칭찬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씨앤 00 : 중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대상이다. 선정도서가 비교적 최신서적이 많은 편이며 최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원이다. 도서의 수준은 학년에 비해 적당한 수준이며 흥미위주로 쉽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고 과제를 매주 해가야 하는데 과제의 양이 상당하다. 10페이지 정도 매주 나가며 꼼꼼하게 정독해야 과제 해결이 가능해서 정독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독서 논술과 국어 학습을 동시에 진행하며 수업 후에는 원고지에 글쓰기 수업을 하고 그 자리에서 첨삭까지 받아야 하원 가능하다. 따라서 학원이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방학에는 문해력 특강이나 글쓰기 특강등 다양한 독서 논술 프로그램이 있으며 5학년 대상 한국사 수업, 6학년대상 세계사 수업이 배치되어 교과와 연계되는 특징이 있다. 독서 토론 논술 계의 대형으로 지역에 관계없이 체계적인 교재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과제량이 많은 편으로 엉덩이 힘이 있는 학생들이 잘 따라갈 수 있는 학원이다.  


0가 : 국어학습과 논술의 믹스매치가 절묘한 학원이다. 최근에 4, 5학년을 대상으로 스피치 시간을 추가로 배치했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발표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능력함양을 위해 노력한 느낌이다. 초저 보다는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이 주요 타깃으로 보이며 국어 문법과 사자성어등 학습능력과 논술도 하고 싶다면 논술의 비중은 살짝 적지만 원고지에 글쓰기 수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근 중학교 내신기간에는 학교별로 내신을 함께 수업해 주며 국어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는 학원이다. 


기 0랑 : 국어학원계의 황소라고 불린다. 국어문제 풀이를 잘하기 위해서 학생 스스로 정답지의 해설서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이해력을 높이려 노력한다. 과제가 많은 편이며 오랫동안 버티기 힘들다. 테스트결과로 레벨별 반 구성이 된다. 주로 초고학년에 주로 다닌다. 


M00: 두뇌기반 학습법을 통해 학생들의 성향에 맞게 필요한 맞춤식 독서 교육을 실시한다. 입학테스트는 지식의 정도를 묻는 시험이 아니라 뇌의 성향과 지능을 알아보는 검사로 실시하며 설명회에 참석할 시에는 반값으로 할인해 준다. 꼭 학원에 다니지 않더라도 아이의 두뇌 성향 파악을 심도 있게 받고 싶으면 레벨테스트를 받아보면 좋다. 수능문제에 준하는 문제들도 도식화를 통해 의미를 파악하는 훈련을 시키면 어린아이들도 문제를 분석해서 풀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읽어야 할 책의 수준은 학년보다 높은 편이며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필요한 발표능력 향상을 위해 별도로 훈련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학원에 강사로 들어갈 경우 학원들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만약 내가 직접 학원을 차릴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물망에 오른 학원들은 리 0인, 해 0 논술, 0 나무이다. 


리 0인 : 독서레벨테스트를 통해 학생의 독서능력을 평가하며 수준에 알맞은 책을 선정해 준다. 책을 읽고 책 내용 이해를 컴퓨터 문제를 풀며 체크받는다. 마무리 독후활동으로 직접 글로 쓰면 첨삭받을 수 있다. 체계적으로 학생들 관리가 가능하고 책 내용 체크를 컴퓨터로 하며 바로 피드백이 가능하다. 독서레벨을 높이며 책의 수준을 높이는 재미가 있다. 이미 포화상태이다. 너무 많다. 


해 0 논술 : 본사에서 학습지가 제공되며 비교적 소자본으로 작은 공간에서 시작이 가능하다. 따로 커리큘럼을 짤 필요 없이 필요한 교재를 제공받아 수업만 하면 된다. 여기도 너무 많다. 소자본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해서 쉽게 창업하는 것 같아 보인다. 교사의 역량이 크게 작용하는 학원이다. 


0 나무 : 제일 마음에 드는 학원이다. 하지만 초기창업 비용이 많이 든다. 본사에서 정해주는 전집을 모두 구매해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창업비용이 몇천 단위로 들어가며 그에 따른 공간도 넓게 필요하다. 책을 읽기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학원으로 느껴진다. 본인이 원하는 책을 골라 몰입 독서를 하고 선생님과 북토킹을 하며 패드로 책 내용을 확인하고 글쓰기 하고 첨삭받는 프로그램이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흥미위주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학원들을 알아보니 포맷이 비슷비슷해 보이면서 차별화가 보인다. 내가 뭘 하면 잘할까?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 기웃기웃하게 된다. 공노비에서 해방되니 또 어디엔가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월세도 못 내고 전전긍긍 할 것 같아서 저렴하게 나온 상가를 아얘 사버리려고 부동산앱을 켰다. 역시 내가 가진 돈으로는 택도 없다. 어쩌다 조건에 맞아 보여 클릭해서 들어가 보면 전부다 지하 B1층이다. 지하는 피할 생각이라 허탈하게 다시 백스텝 한다. 세상에 나와 자유로운 느낌도 들지만 지역 선택부터 학원 선택까지 쉽지 않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미래를 꿈꾸며 이리저리 알아보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 왠지 정말 잘할 것 같은 근자감이 들어서 미치겠다. 정신 차려 이 친구야! 

   


리드인, 책나무 네이버에 유명한 카페에 가입해 보니 많은 사람들의 후기가 있었다. 한우리? 해법? 리딩트리? 사교육은 프랜차이즈 천국이구나.

책나무는 콘셉트가 내가 바라는 바와 일치한다. 나의 학원으로 온다면 저학년부터 책에 흥미를 들여 적극적인 독자로 성장시킬 자신이 있다. 관심이 가서 가맹점 문의를 해놓은 상태이다. 주변 지인에게 문의해 보니 세상해나 초기에 전집을 전부 구비해 놔야 시작이 가능하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서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자리 잡으면 가장 이상적이다. 리드인은 프로그램이 탄탄한다 이미 원하는 지역에는 포화상태이다. 안타깝다. 눈물이 난다. 흑흑 해법, 한우리 모두 지도앱에서 검색해 보니 상가마다 속속들이 다 선점되어 있다. 한 발이 아니라 두발 세발 늦었구나. 

<성공하는 공부방 운영하기 네이버 카페>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 가르치는 일 외엔 생각해 본 것이 없다. 눈높이에 맞춰서 가르치는 것에는 자신이 넘친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험하다. 사업을 해 본 적도 없으면서 상가를 얻어 학원을 낼 생각을 하다니 나 자신이 너무 철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그동안 꽤 오래 학교를 쉬었으니 일단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연락온 학교들 중에 선별해서 조만간 아이들을 만나러 가야겠다. 퇴직하니 수업을 할 수 있게 된 이런 상황이 역설적으로 느껴지지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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