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청춘 드라마는 우상이다
목 차
I. 머리말
II. 연구 방법
1. 질적 연구의 필요성
2. 자료 수집 방법
3. 연구참여자 선정
4. 자료 분석 방법 및 과정
5. 연구의 타당성과 제한점
III. 연구 결과 및 논의
1. 양안 관계 인식
1) 대만의 청춘 드라마는 우리의 우상(偶像)이다
2) 대만은 역사이래로 중국의 고유한 영토이다
3) 대만 문제는 민족단결 문제의 핵심이다
2. 남북 관계 인식
1) 한국 언론은 북한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2) 항미원조(抗美援朝), 중국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3)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의 제재가 남북 갈등의 원인이다
3. 양안과 남북 관계 인식 비교
1) 남북은 국가 간의 외교 관계이며, 양안은 중앙 정부와 지방의 관계이다
2) 남북과 양안의 내분은 미국에 의한 민족상잔이다
1) 대만의 청춘 드라마는 우리의 우상(偶像)이다
연구참여자들의 대만과 관련한 직접적인 경험에 대해서는 풍부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각각 자신의 가족과 지인 등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 대만과 관련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대만과 양안 관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연구참여자들이 사용하는 어휘와 어투를 세심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몇몇 연구참여자들이 대만과 관련된 연구자의 인식에 대해 ‘한국인은 대만이 독립 국가라고 인식하고 있다’, 혹은 ‘중국과 대만은 다르다’ 등의 개인적인 판단을 가지고 면담에 참여했다. 중국인들에게 양안 관계를 비롯한 대만 문제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쟁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각각의 참여자들이 어린 시절부터 대만과 대만인에 대만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과정에는 가족과 친구와 같은 주변인들과 TV와 인터넷 사이트 등 각종 매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연구참여자마다 이 요소들의 영향을 받은 시기도 다르게 나타났고, 그 양상 역시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측면으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1]: 대만의 문화는 중국 대륙 지역과 완전히 동일하고, 역사도 마찬가지로 국공내전을 제외하고는 같습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연구참여자1은 대만을 중국과 동일한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것은 대만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연구참여자1]: 제가 대만에 갔을 때, 대만도 중화문화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대만 친구들이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민족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먹는 것과 입는 것, 말하는 것, 심지어 배우는 내용이 모두 같습니다. 더욱이, 역사가 그러하죠.
연구참여자1은 대만 친구들과 깊이 있는 토론을 자주 나눈다고 답변했다. 이는 양안의 통일 문제와 관련된 쟁점이었다. 그에 따르면, 연구참여자의 친구들은 중국과의 통일에 비교적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연구참여자는 친구들을 통해 대만의 의식주 문화와 역사가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연구참여자는 국공내전 이후의 현대사를 제외하고는 이전 시기의 역사가 중국 역사교과서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연구참여자1]: 대만 사람들은 결코 대만이 중국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들 스스로를 중화민국의 국민이라고 여기고,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연구참여자1은 대만을 다녀온 경험도 많고 대만인 친구도 상당수 있다. 그의 대만 인식은 학교 교육과 정부 선전의 영향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대만과 대만 사람들을 직접 겪으면서 바뀐 부분도 존재한다. 그에 따르면 대만 사람들은 중화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중국의 통일 정책에 반대할 뿐이다. 이러한 답변과 인식은 다른 연구참여자들에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구참여자3]: 예전에는 중국과 대만이 모두 한 가족이었습니다. 지금은 양안의 동포 관계이죠. 대만은 우리들에게 대만의 청춘 드라마와 아이돌 문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대만 드라마를 좋아해 그들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따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만의 연예인들은 모두 평범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모두 우리 세대의 청춘과 융합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의 연령이 20대인 점을 고려하면 연구참여자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인 2000년대 초중반 중국에서 유행하던 대만 문화의 유행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참여자3, 연구참여자6, 그리고 연구참여자9는 유년 시절 대만에 대한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은 대만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통해 형성되었다고 대답했다. 연구참여자9는 중국과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대만 배우들이 세련된 말투와 복장으로 등장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연구참여자는 드라마를 통해 대만을 알게 된 시기가 학교 교육을 통해 알게 된 시기보다 더 빠를 뿐 만 아니라, 대만 드라마를 통해 대만이 중국과는 다른 유형의 문화권에 속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대만 드라마가 중국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행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인식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고, 연구참여자들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구참여자3은 어렸을 때 대만 출신 연예인들에게 상당히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대만에 가고 싶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러나 부모님으로부터 대만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대만 문화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은 개개인마다 긍정적으로 나타날지 몰라도, 연구참여자3과 연구참여자6은 중국과 대만 간의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냉철한 반응을 보였다. 대만 문화에 대한 친밀도와는 별도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어서는 대만 정부와 대만 국민들의 태도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고, 중국 정부의 통일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였다.
[연구참여자2]: 예전에 교과서에서 본 대만은 아름답고 부귀한 섬이었습니다. 문화는 중화의 문화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만 역사에 대해서는 국민당에 의해 통치된 사실밖에 모릅니다.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 합니다. 사실, 대만인에 대해서는 접촉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남방인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았죠. 기껏해야 우리보다 돈이 조금 더 많다고 여겼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중국 지도 퍼즐을 갖게 놀게 했을 때 가장 쉽게 맞춘 부분이 대만 지역입니다. 제가 지리 위치를 잘 기억하고 있던 것은 어머니께서 대만과 중국은 한 가족이고, 하나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연구참여자4]: 어렸을 때 느낀 대만인에 대한 인상은 그렇게 생동감 있거나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마음속으로 절강성, 복건성, 강숙성 등 이러한 방식으로 특별할 것 없는 일개 남방의 작은 성으로 여겼습니다. 뉴스의 문예 프로그램에서 특수하게 관심을 가지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반복적으로 ‘양안’, ‘동포’, ‘좋은 친구’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왜 언제나 특별하게 대만을 언급하는 것일까? 마음속으로 “왜 그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불쌍하다” 등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후, 성장하면서 양안 관계의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만은 문화 수준은 높지만, 역사는 짧습니다.
연구참여자2, 그리고 연구참여자4의 답변에서 대만은 자국의 영토라는 인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의 답변으로 미루어보아 이는 어린시절 매체와 가정교육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역시 어린시절부터 대만의 이질적인 문화의 영향을 받아온 세대이다. 따라서 연구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대만에 대해 이질감을 갖게 되었고, 중국의 문화권과는 다른 지역으로 인식하곤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매체와 가정교육의 영향으로 자국의 영토라는 논리를 꾸준히 받아들이게 되었고, 어리 시절 대만에 대해 가졌던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점차 중국 당국의 정치적인 논리가 중점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연구참여자5]: 대만의 문학 작품이나 TV 프로그램은 우수합니다. 문화가 발전되어 있죠. 역사적으로는 시국이 아주 불안정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는데, 포르투갈에 의해 식민 지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정성공이 대만을 수복한 이후 청의 통치를 받는 시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때부터 한족이 대거 유입되면서 동포로서 서로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1895년 마관조약으로 분리된 이후 일본의 통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장제스(蔣介石)가 대만으로 물러나 그곳에서 일련의 건설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일당전제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민주주의의 부단한 발전 하에 냉철하고 강력하게 변혁을 이루어냈고, 상대적인 의미의 민주주의를 이루어냈습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권 이후에 “반대독”, “일개국의 견고한 입장” 등의 핵심 단어들이 뉴스에 빈번하게 등장했습니다. 저는 정치적 관념이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받아온 교육 때문에, 대만을 줄곧 중국의 일부라고 여겨 왔습니다. 1895년 마관조약으로 인해 대만이 분리된 이후, 그곳에는 이 약소국의 지배자가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비바람이 부는 그 해 마카오, 홍콩, 랴오중반도에서 당한 굴욕은 줄곧 중국인의 마음속 아픔이라는 글자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에 관한 질문엔 아직도 그 때의 굴욕을 잊지 못하는 피눈물들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대만에는 중화 민족의 존엄이 뒤섞여 있습니다.
연구참여자5는 양안과 남북 관계에 대해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고 있었으며, 깊은 이해도를 보였다. 따라서 그만큼 인터뷰 답변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선, 그 역시 대만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어린시절 중국에서는 볼 수 없는, 참신하고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대만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른 연구참여자들에 비해 풍부한 지식수준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만의 식민지 역사부터 국공내전 이후 초기 정권 수립과 그 변천 과정에 있어서 본인 나름의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대만의 정치 수준에 대해 일정 정도 민주화를 이루어낸 체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는 현재 중국 정부와 많은 중국인들이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인식하고 편입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는 식민지 시대를 겪은 역사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양안은 중화민족이라는 공통적인 민족성을 지닌 공동체라는 근거로 그 당위를 설명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본 연구참여자는 이것을 자신의 견해로서 답변한 것이 아니라, 일관적으로 대다수의 중국인과 정부를 주어로 답변했다는 것이다.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대다수 중국인들의 인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했고, 그 인식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보다는 현재 양안 관계가 처한 상황의 원인을 설명하려는 태도가 강했다.
[연구참여자5]: 대만인들은 다른 종류의 제도와 생활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바뀐다고 해서 바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운명이 왜곡되고 굴절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어떠한 지역에 귀속되려는 의식이 깊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정치 이익일 것입니다. 이는 대만이 오랜 기간 동안 기구한 운명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와 정성공, 일본 등의 통치를 받으면서, 오히려 반대로 대만은 자신이 어떠한 통치 체계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연구참여자8]: 많은 역사적인 원인 때문에 대만은 장기간 동안 조국의 품을 벗어나 있었습니다. 바로 사이가 좋지 않은 모녀와 같이 상호 간에 약간의 벽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지역 간의 문화, 정치, 경제적 차이는 앞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점차적으로 융합될 것입니다. 많은 역사적인 원인이 외부의 정당치 못한 행위 및 언론과 더해져, 대만이 역사적 발전 중에 긴 시간 동안 조국의 품으로부터 벗어나 있도록 만들었고, 현재와 같은 대만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참여자5와 연구참여자8은 현재 대만 국민들이 독립을 주장하는 원인에 대해 역사적인 근거를 들어서 설명했다. 우선, 대만은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의 통치를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일본과 미국 등의 국가로부터 중국과는 다른 정치 체제와 문화를 수용했다. 동시에, 중국의 경제 발전과 문화 수준이 과거 수십 년 동안 대만보다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대만의 현 체제가 중국에 흡수되는 것은 대만 국민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
또한, 대만 국민들은 침략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거부 반응과 반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대만에는 중국에서 이주해 간 대륙 출신도 상당수를 이루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방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대만에 정착해서 살아왔던 현지인들이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즉, 대만은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왔으며, 이것이 중국의 문화와 다수를 이루는 중국인에 의해 파괴되고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참여자8]: 현재 대만사람들은 번체자를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륙에서 이미 쓰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태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들의 역사는 지속적으로 침략을 받아온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8은 대만과 대만인에 대해 일관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만의 문화 수준에 대해서도 문자 체계를 사례로 들어 대만의 문자 체계를 도태된 것이라 표현하는가 하면, 대만 드라마에 대해서는 서구의 영향을 받은 주체의식이 없는 문화이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매개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8이 대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대만인의 인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臺北)에 방문했을 때 그는 중국과의 통일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시위를 목격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대다수의 젊은 대만인들이 중국을 미개하고 가난한 국가라고 여긴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연구참여자7]: 무엇이 ‘대만문화’인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는 대만 문화가 일본, 미국, 한국 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대만에서 유행하던 문화(음악,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는 중국 대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현재 일본이나 한국의 유행문화만큼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대만 사람들은 대륙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죠. 대륙 사람에 대한 인식은 객관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주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대륙 사람들은 대만만큼 발전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중국과 떨어질 수 없는 영토라는 것입니다.
대만과 관련된 연구참여자7의 견해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다. 연구참여자는 어렸을 때부터 대만의 드라마와 영화를 접하곤 했지만, 이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참여자는 오히려 이질적인 문화로부터 느껴지는 거부감이 강했고, 이러한 종류의 문화가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유사하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거부감은 더욱 심해졌다. 연구참여자는 학교에서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국가이고 동일한 문화를 공유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당시 새롭게 등장한 대만의 매체 문화를 ‘일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그의 부정적인 인식은 대만과 관련된 뉴스보도를 접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그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보다는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을 적대했고, 대만인들은 독립된 국가를 지향하며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단호했다. 그는 연구자에게도 대만은 다시 한 번 자국의 영토라는 자신의 견해를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연구참여자10]: 대만에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주 많고, 좋은 TV 드라마, 훌륭한 가수들도 많습니다. 중국으로 분리되어 있던 지역을 정성공이 수복한 이후 다시 분열될 때까지 대만은 아주 많은 것들을 겪어 왔습니다. 대만은 제 마음 속에서는 아주 아름다운 곳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만은 중국보다 중국의 전통과 문화를 더욱 잘 보존하고 계승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민주주의가 중국인들의 몸에서도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주죠. 안타까운 것은 많은 대만인들이 이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구참여자9와 연구참여자10은 대만을 중국과는 전혀 다른 별도의 독립된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두 연구참여자는 중국의 지배에 대한 관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연구참여자9는 대만이 1949년 이후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국가로서 존재해왔으며, 독립한 이후 70년 간 정치·경제 등 사회의 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제도를 구축해 온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즉, 식민지 시기를 제외하면 중국 왕조의 지배를 받아온 지역인 것이다.
반면, 연구참여자10은 대만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독립된 지역이었으나, 꾸준히 외세의 침입을 받아온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중국 왕조의 지배는 역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현재 중국 당국의 통일 정책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구참여자3]: 대만의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 중국이 낙후했던 때의 인상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죠. 대만 현지의 문화와 교육이 그들에게 대만은 중국에 속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교육과 중국에 대한 오해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4]: 대만 사람들은 식민지로 점령당한 시간이 길기 때문에, 침략자들에 의해 세뇌 당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중국이 가난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받고, 매체를 통해 정부의 사상을 주입받습니다. 미성년에 대한 교육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미성년은 아직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지 못하죠.
[연구참여자7]: 대만 사람들은 현재 그들의 정치, 경제, 사회제도의 변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오랫동안 친미, 친일적인 전통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들은 중국 대륙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고 배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장기적인 교육과 정치가들의 관념 주입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대만인에 대해서 다른 연구참여자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연구참여자3과 연구참여자4, 연구참여자7은 대만 사람들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부 선전과 학교의 주입식 교육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각각 대만에서 보도되는 뉴스와 신문 기사를 접해본 적이 있었으며, 그 보도의 논조가 중국 정부의 통일 정책과 상당히 상반되는 내용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즉, 대만 국민들이 처음부터 중국과의 통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소수의 정치인들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연구참여자10]: 본래 대만은 중국이 아닙니다. 저는 이러한 희망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 의해 흔들려야 하는 것입니까?
반면, 연구참여자10은 중국과 대만의 통일 문제는 역사적인 문제도, 정치적인 문제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대만 독립의 문제는 대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 개개인의 의지와 의사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대만 국민들 대부분이 독립을 주장하면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고, 그들이 중국과의 통일을 주장한다면 그 때부터 어떠한 방식으로 통일을 진행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