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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거울 May 17. 2023

냐니뇨가 입사했다.

1화

"원장님~ 오늘 신입직원 면접 보러 오는거 아시죠? 저번처럼 괜한 질문 하셔서 쫒겨내지 말고 좋은게 좋은거니깐 그냥 좋게 좋게~"


아침부터 김선생은 오전에 있을 면접 이야기를 한다. 


나는 여기 서울 끝자락에 작은 안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이다. 내나이 43, 벌써 개원한지 10년째니 우리 병원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은 동네에 바로 길건너서 무려 200평이 넘는 규모의 안과병원이 들어섰다. 겨우 진료실, 시력 검사실 그리고 수술방 이렇게  40평 규모로 영업하는 우리 병원은 점점 영업이 힘들다. 


그건 둘째 치고, 요즘은 직원들 뽑는 것도 힘들어서, 간호사인 김선생은 오늘도 툴툴 거린다. 


아니 MZ 들은 우리 병원을 안좋아한다니깐, 젊고 워라밸이 중요한 그들은 휴게 시간 확실하고, 주 5일 근무 확실한 병원이 좋지.  우리는 주 6일 근무에 ....나역시도 6일 근무는 아니다 싶다. 나 라도 안다니고 싶겠다. 


그래도 거의 한달 만에 면접이니, 일단 뽑자. 


"원장님, 좋아요. 좋아~ 저는 아주 좋아요. "


김선생이 먼저 면접을 보고, 첫인상이 좋다며 난리다. 

마지못해서 끄덕인다. 


"아~~알았어요."

"들어오라고 할까요?"


드르륵~ 진료실이자 병원에서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그래 나는 이곳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화장실과 식사를 할때를 제외하고 나는 이공간에 있는데, 회사로 치면 '사장실' 이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일반 회사 사장도 이렇게 수시로 개인 사무실에 '누군가'가 나오고 들어가나...


"원장님 냐니뇨 님이요~"

그제야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꺼내 보려했다. 


'뽀잉, 뽀잉, 뽀잉'


'엥?!! 내가 지금 뭘 들었지?' 

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냐니뇨를 보았다.

 

'서류~서류~ 이력서가 있을텐데' 

허겁지겁 서류를 보니 단정하고 풋풋한 사회 초년생의 얼굴을 한 여성이 나를 보고 있다. 

다시 고개를 들어서 얼굴을 본다. 

"아~~ 냐니뇨씨?"

"냐니~~(미묘하게 끝음이 올라갔다)"

"아~~ 냐니뇨씨가 맞나요?"

"냐니~(역시 미묘하게 끝음이 내려간다)"


이상하다. 이상해. 하지만 정신차리자. 당황하지 말자. 

나는 그 어떤 상황에도 냉철한 상황판단으로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니깐 무너지지 말자. 

다음 질문을 하자, 맨날 면접때 하는 그 질문.


"병원 근무는 처음이신데...데스크 업무를 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냐니, 냐니"


뭐라는 거야 ~못알아 듣겠어.

표정은 왜 저래 

"네.... 알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점은 없으신가요?"


망할 직업병 ....


"냐니뇨?"

말하지마 ~ 말하지마, 어차피 말해도 못알아 듣겠어. 


"냐니"

"아~네~~ 밖에서 기다려주세요. "


'뽀잉, 뽀잉, 뽀잉'

그렇게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냐니뇨 씨는 밖으로 나갔다. 

드르륵, 드르륵.

뭐지, 내가 뭘 본거지?

요즘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럴수도 있나?

이게 환각이나 공황장애 같은 건가?

그런데 왜 면접자만 이상하게 보이는 거지...


드르륵

"원장님, 냐니뇨씨 어떻게 언제부터 출근하라고 할까요? 바로 내일 부터 가능하다고 하는데"

얼이 빠져있는 나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김선생의 목소리는 발랄하다. 

그래 그간 사람이 없어서 김선생과 내가 고생한걸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고 보니 이름도 이상하쟎아

'냐니뇨'가 뭐야 '냐니뇨'가 왜 김선생은 모르는 거야?

"김선생, '냐니뇨'씨 이름 '냐니뇨'가 맞나?"

"네~ 냐니뇨"

"냐니뇨가 도대체 뭔가?"

"냐니뇨는 냐니뇨 죠~ 원장님 무슨 그런 질문이 있어요. "

"아니 우리나라에 "냐"씨가 있냐 이말이야?"

"있을 수도 있겠죠. 요즘엔 원장님 외국에서 귀화한 분들이 한국식 이름으로 많이 개명한다고 하쟎아요. 냐타샤 같이~ "

"외국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던데~"

실은 사람 같아 보이지도 않았어. 

"에이~ 원장님 인종주의자 셨어요? 요즘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 쟎아요. 

 한국말 잘하고, 외모 좋고, 예의 바르고, 물론 데스크 경력은 없지만 열심히 하겠데요. "

그렇지 다민족 다문화 그런데 냐니뇨는 그냥 냐니뇨 였는데....


"어떻게 내일 부터 출근 시켜요?"

그래, 김선생이 저렇게 칭찬하쟎아. 나만 이상하게 보이나봐. 

너무 피곤해서 그런걸꺼야. 일단 출근시키자. 

"그, 그래요. "

"아참~ 연봉은 거기 적힌 대로 안내하면 될까요? 원장님이랑 계약은 하겠지만"

"네~ 그러세요."

"네~감사합니다. "


드르륵, 드르륵


그래 잘했어. 일단 진정하자. 진정~ 진정이 안되네. 

내가 본걸 그려야 되겠어. '냐니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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