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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재민 Apr 03. 2024

내가 나우주를 좋아하는 이유

세상에 이런 작가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야밤에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처음인데, 얼굴도 못 본  이야기를(허락도없이 함부로) 글로 쓰는 것도 처음이다. 그러나, 그녀가 쓰는 SNS(구체적으로 페북)을 보노라면, 아마추어 같은 내 글은 오그라들다 못해 쪼그라든다. 나우주가 그렇다. 그런데 나는 함부로 나우주를 나우주라고 반말하기도 어렵다. (모쪼록 그녀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란다)


 그녀를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그녀가 쓴 책을 읽고도 기자라는 이름으로 (김영사) 인터뷰도 한 적 없고,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쓸데없이 보자고 한 적도 없기 때문이리라. 그저 페북 친구로서 최근에 쓴 소설 추천사를 DM으로 요청했고, 나작은 응했을 뿐이고, 그 응함에 보잘 것없는 소설이 책방에 깔렸으니, 고로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내 책이 흥하기를 빌어 준 것에 깊은 감사다. 그것은 같은 ‘작가’라는 세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동료 의식이자, 측은지심일지도.  

   

나작께서 나를 위해 써준 소설 추천사.

그녀의 글은 놀랍다. 깜짝깜짝 놀랜다. 2년 전 페북에 쓴 오빠 이야기를 보면서 후루룩 읽혔다. 이게 소설인지, 에세인지, 일긴지 몰라도. 독자 입장에서 보면 이런 글이 명필이다. 문학적 분류를 떠나 공감이 되니까. 그걸 읽고 나는 내 자신한테 실망하며 물었다. ‘넌, 작가라고 할 수 있니?’ 그러면서 어쭙잖게 쓴 글을 소설입네 내놓고, 아침마다 교보나 예스24나 알라딘의 판매지수나 순위를 검색하고 있니? 이 바부팅아! (나작에게 배워라)     


나작은 정말 대단하다. 나는 그녀가 최근에 쓴 소설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한 권을 사서 읽었을 뿐이다. 얇다. 얇은데 재밌고, 와 닿다. 그게 글이다. 길게 쓸 필요가 없다. 두껍다고 책이 아니란 걸 그녀는 보여줬다. 물론,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겠으나, 핵심은 작가의 글솜씨다. 나작의 한 단어, 한 문장이 밀물처럼 와서 내 가슴을 패대기 친다. 난 언제쯤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렇다고 나작이 당대 최고의 작가라고 감히 규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난 그녀의 발끝도 미치지 못하는, 아장아장 걷는 어리고 작은 작가다. (그녀는, 정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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