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6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제33회 올림픽이 열립니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신이 난 모양입니다. 선수단과 외국 관광객이 몰려올 테고, 그들이 먹고, 자고, 마시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거란 기대 때문이겠죠.
하지만 대다수 ‘파리지앵’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난 반댈세!”라며 잔뜩 화가 나 있답니다. 틱톡 같은 SNS와 온라인에서는 올림픽을 보러 오지 말라는 운동까지 벌이는 중입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에서 왜 그러는 걸까요?
일단 파리시에서 주요 도로를 공사와 보안을 이유로 통제하고 있고요. 일부 지역은 올림픽 개막 8일 전부터 통행증이 없으면 들어가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심지어 동네 주민이라도. 그러니 해당 구역에서 장사하는 상인들 당연히 입이 댓바람이나 나올 수밖에요.
이단은 파리시가 지난해부터 안전을 이유로 노숙자·난민을 ‘청소’하고 있어요. 그들이 생활하던 텐트를 철거하면서 이미 1만 명 넘게 파리시 바깥으로 쫓겨났습니다. 반대로 주거 대책은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쫓겨난 이들은 임시 수용소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88 올림픽’을 앞두고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와 서울시는 대대적인 도시정비 사업을 벌였습니다. ‘못 사는 나라’ 이미지를 외국에 알리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요. 서울 전역의 ‘달동네’가 철거된 것도 그 시점입니다. 갈 곳 잃은 철거민들이 터를 잡은 곳이 바로 개포동 구룡마을 일대입니다.
프랑스 파리올림픽 마스코트랍니다.
삼단은 비싼 티켓 가격입니다. 개막식 티켓 중 가장 비싼 표는 프랑스 최저시급 기준 한 달 월급의 2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올림픽 종목 관람료만 비싼 게 아니죠. 올림픽 기간 내내 물가가 치솟을 테니까요. 숙박료는 물론, 관광지 입장료, 지하철 요금까지 부르는 게 값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더 있습니다. 바로 테러입니다. 개막식이 열리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센강(세느강)’인데요. 야외에서 개막식이 열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테러가 발생할지 걱정과 불안이 들 수밖에 없죠. 얼마 전 ‘목숨을 건 순교’를 다짐하며 올림픽 기간 축구 경기장에 테러를 가하려던 체첸 출신 남성이 프랑스 당국에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센강에서는 개막식 말고도 수영 경기가 열릴 예정인데요. 글쎄, 수질이 그렇게 좋지 않대요. 기준치의 2~3배에 달하는 세균이 나와서 경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쯤 되면 왜 파리지앵이 올림픽에 분노하고, 올림픽을 보러 오지 말라는 운동까지 하는지 아시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은 올림픽이 큰 인기가 없대요. 과거에는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국가 홍보나 경제적 효과가 높았지만, 지금은 크게 재미 볼 만한 이벤트가 아니랍니다.
이번 올림픽도 유치에 나섰던 이탈리아 로마, 미국 보스턴, 독일 함부르크 등이 재정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개최 신청을 취소해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 파리를 개최지로 결정했다는 후문입니다.
국제 대회를 통해 얻는 ‘수익’보다 ‘빚’이 더 많다는 이유도 올림픽 개최를 꺼리는 이유로도 작용한답니다.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치르며 진 빚으로 국가 부도 상황에 빠졌을 정도입니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지은 경기장도 대회가 끝나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오는 게‘공동 개최’인데요. 2026년 월드컵은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 나라가 공동 개최합니다.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 하지만 그 이면에는 빛만큼 그림자도 어둡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자료사진.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 하지만 그 이면에는 빛만큼 그림자도 어둡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저는 파리지앵이 올림픽 보러 오라고 해도 안 갈 겁니다. 음, 일단 비행기 티켓도 없고, 경기장 관람 티켓도 없고, 숙박료도 없고, 없는 거 천지거든요.
차라리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헬스장에서 몸매 관리를 하든지, 집 근처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든지, 그것도 어려우면 대야에 물 받아놓고 수박이나 먹으며 TV 중계나 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