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재민 May 14. 2024

힘내라! 이지성

나의 편집자이자 강가 출판사 대표에게

이지성! 그는 나의 편집자이자 출판사 <강가> 대표이다. 88년생으로 78년생인 나와 딱 10살 차이가 난다. 10년을 늦게 태어났지만, 책과 출판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진정성은 나보다 10년은 앞선 듯하다. 그만큼 글과 책과 출판에 진심인 사람이다.     


그와 나는 올해 초 브런치에서 만났다. 그는 1인 출판사를 내고 브런치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시작했다. 밑도 끝도 없이. 직접 출판을 해본 적도, 공모전을 열어본 적도 없어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다행인 건, 궤도를 이탈했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회귀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침마다 집 근처 도서관에 출근하듯 나간다. 도서관이 문을 닫을 무렵까지 책에 파묻혀 산다. 하루 종일 책에 꽂혀 있는 것도 때로 걱정이다. 책은 간접 경험일 뿐이니까. 출판사의 대표라는 직함을 떠나,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친구들도 만나고, 지인들도 만나 서로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나누고. 그래야 세상 물정을 안다.     

 

힘내라, 이지성.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는 글이 안 써진다고 퉁퉁거리는 나에게 “좀 쉬라”고 조언한다. 나도 그가 좀 쉬었으면 한다. 혼자서 놀라는 얘기가 아니라 모두에 언급했듯이 도서관에 있는 시간을 줄여 ‘사람들’을 만나라는 소리다. 그래야 정신 건강에 이롭고, 감정 기복도 줄일 수 있으리라.     


그는 요즘 공모전 출품작 손질에 분주하다. 전자책 10권과 종이책 5권을 내려고 무진 애쓰고 있다. 인디자인도 직접 배우고, 출판사 홈페이지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늘 도전하고 시도한다. 한 권의 책도 제대로 내려고 수고를 아끼지 않는 출판인으로서 면모에 존경이 흐를 정도다. 반대로 작가랍시고 있는 나는 ‘받아먹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그는 지금 먼 나라에 있는 여인과 사랑도 한다. 기필코 결혼에 골인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 전에 내 책도 잘 팔리게 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첫 장편소설을 낸 것이 두 달 전이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중년의 애환을 그린 에세이 한 권 더 내려고 한다. 처음으로 그의 손을 거친 책.     

당신의 수고는 곧 빛을 발하리라. 강가 출판사와 모든 작가들까지.


나에게는 매번 실패의 위험을 안고 신간을 내는 것이 도전이다. ‘젊은 나이에 너무 많은 책을 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듣지만, 나에게는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이기에 늘 ‘첫 번째 책’ 같은 느낌이 든다. 여전히 실패는 두렵지만, 실패보다 더 두려운 것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하는 내 안의 공포임을 알기에 오늘도 열심히 내 안의 열정을 그러모아 글쓰기의 불씨를 지핀다.
정여울 산문 <마흔에 관하여> 209~210쪽    

 

그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도망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도 포기하지 않고 글쓰기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 것 같다.


힘내라! 이지성. 형아가 있다. <강가>의 이지성, <40>의 류재민. 우리는 할, 수, 있, 다.


+아래는 이지성 대표가 작가로서 본인 브런치에 올린 '미국'이라는 글 일부입니다.


왜 출판사 대표인가? 물리적인 생산성을 띈 일이고, 사회 공헌적 의미도 있고, 사회 각계각층에 열릴 수 있고, 또한 가족들이 나를 소개해야 할 때 설명하기 좋은 명함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유튜버입니다.“
이렇게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무직자 같아 보입니다.
“저는 작가입니다.”
이것도 허공을 잡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저는 출판사 대표입니다.”
썩 마음에 듭니다.

제게는 미래의 아내와 아내의 부모님들과 저의 가정을 위해 실제로 물리적으로 생산적이고 사회에도 공헌을 할 수 있는 견고한 직업이 필요합니다. 수입으로 보면 작가나 유튜버가 잘 될 경우 낫지만, Social Position 측면에서는 출판사 대표가 더 마음에 듭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또한 제가 유튜브나 작가로 돈을 벌고 성공한다해도, 저의 사회적인 지위나 활동 영역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출판사 대표로 성공 할 경우, 더 다양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도 하고, 다양한 공적인 자리에 사업가로서 참여할 수도 있고, 지식인 중의 한 명으로서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사회에서 좋은 명함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나중에도 유튜브나 작가로 자신을 소개하기 보다는, 출판사 대표라고 소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출판사 대표로 첫 걸음을 내딛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업이란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지만, 기왕이면 아내와 가족들에게 제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 어렵지 않게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는 것은 세속적인 일이긴 하나, 가능만 하다면, 지혜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