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땜에 아무것도 못 해 먹겠다

헬스 회원권에 설 명절까지 앗아간 징글맞은 바이러스

by 류재민

워킹머신을 샀습니다. 밖에서 운동하긴 힘드니 집에서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작년 9월 말 코로나가 잠잠한 것 같아 연간 헬스 회원권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극성을 부리는 통에 3주일이나 다녔을까요? 날씨도 추워져 산책로 나가기도 어렵다 보니 큰 맘먹고 질렀습니다.


워킹머신을 사고 나니 층간 소음이 걸렸습니다. 아끼던 요가 매트가 받침대로 희생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핸드폰으로 저녁 뉴스를 보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뉴스에서는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만취한 20대 운전자가 중앙 분리대를 넘어 인도를 달리던 배달 오토바이를 쳤다는 겁니다. 운전자는 멀쩡한데, 오토바이 배달부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달부는 15년째 해온 배달 일을 마치고 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방 한 칸에서 월세 16만 원을 내고 살던 50대 배달부였는데요. 평소보다 배달이 많아 월세를 갚을 수 있다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답니다.


지난해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50대 치킨 배달부를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도 음주 상태였습니다. 석 달 전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등학생이 음주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달업계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야간 배달이 늘면서 이런 음주 운전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고 걱정합니다. 법이 만들어졌음에도 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윤창호 씨가 지하에서 통곡할 노릇입니다.


음주 운전 사고에 이어 국내 유명 항공사 여객기가 2년 전 활주로를 착각해 큰 인명 사고를 낼 뻔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운동 중에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코로나 확진자 안내 문자가 오는 바람에 멈췄습니다.


다음 소식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타고 있던 승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사고가 나 7명이 숨졌다는 뉴스였습니다. 차 안에는 새벽 공사현장에 갔다 일감이 없어 돌아오던 중국 국적의 인부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은 선하고 애먼 이들의 목숨을 한순간에 앗아갑니다. 순간 핸드폰에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가 울립니다. 천안시청에서 보낸 코로나 확진자 발생 안내였습니다. 문자메시지가 뜨면서 뉴스 화면이 멎었습니다.


뉴스를 계속 보려면 머신에서 내려 ‘확인’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요. 막 몸에 열이 나기 시작했는데 내렸다 다시 타면 흐름이 끊길 것 같았습니다. 결국 뉴스 보기를 포기하고 30분 동안 운동만 했습니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설 명절까지 연장했습니다. 작년 추석에는 그래도 가족은 모였는데요. 이번 설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이어진 통에 가족 얼굴도 못 보겠습니다. 정말 이 놈의 코로나 땜에 아무 것도 못 해 먹겠습니다. 에라 모르겠고, 노래나 들으며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정동하가 부릅니다. <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

*영상출처: [MV] Jung Dong Ha(정동하) _ I Still Love You(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