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회사에서 밭은 중요한 프로젝트 두 개가 있다. 둘 다 영상 캠페인이라 이것저것 챙길게 많다. 어제 한 프로젝트가 촬영이 끝났고, 내일모레 두 번째 프로젝트 촬영이 남았다. 아직 온에어가 전이라 갈 길이 멀지만, 우선 가장 중요한 촬영이 거의 끝나서 다행이다.
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입맛이 뚝 떨어진다. 살려고 먹는다.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끼니 챙겨 먹는 것도 귀찮아서 한 끼 정도 먹고 나머지 한 끼는 과일이나 간식거리로 때운다. 커피는 무한대로 먹는다. 최근에도 몸무게가 2킬로 정도 빠졌다. 아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나를 안 챙기는 사람 같네. 어제는 촬영이 끝나고 밤 12시쯤 집에 도착했다. 약 15시간을 추위와 싸우며 촬영을 하고 집에 들어와 우리 집 야옹이와 배우자와 놀고 새벽 2시쯤 잤다. 촬영하는 날은 하루종일 긴장하고 있어서인지 뇌도 각성이 되어서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그리고 새벽에 우리 집 야옹이가 나를 깨우는 소리에 깼다. 8시쯤 됐나? 지난주에 요가를 한 번도 안 갔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10시 요가를 갈 준비를 했다. 1시간 동안 어깨와 햄스트링에 집중한 요가를 했다. 땀이 송골송골 나고, 할 때는 힘들었지만 개운하고 기분이 좋았다. 요가의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제대로 숨을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점이다. 일을 할 때는 얕은 숨을 헐떡거리며 쉬는 것 같은데, 요가를 할 땐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데 집중하며 깊게 숨을 쉰다. 하-스-하는 소리를 내며 말이다. 이렇게 숨을 쉬다 보면 어딘가 막힌 게 뚫리고 내 몸에 피가 흐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요가센터를 가는 길은 너무 피곤했지만(나는 회사 근처 요가센터를 다닌다) 바빠도 요가는 틈날 때마다 하면서 숨 쉬라도 잘 챙기자고 다짐했다. 나 스스로를 챙길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늘리자고 다짐했다. 숨쉬기든 끼니든, 혹은 그 어떤 것이든.
이 글을 쓰는 중에 나의 가장 친한 벗이 커피 향은 나지만 디카페인인 보리차를 사라며 카톡을 보내왔다. 야근할 때 커피 대신 먹으면 딱 좋겠다. 친구도 스스로를 챙기느라 분투하고 있는 거 보니, 괜히 마음이 든든해진다. 그래! 커피도 좀 줄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