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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Jun 09. 2023

[철학]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말라.


때론 생각지도 못했던 영예가 있으며, 완벽을 위해 노력했으나 되레 비난받는 때도 있다.

유불우지예 유구전지훼 (有不虞之譽 有求全之毁)

-<<맹자>><이루 상>


대단한 일도 아닌데 생각지도 못했던 영예를 얻는 경우가 있으며, 만전을 기했는데도 생각지도 못한 세상의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서 평가하는 칭찬과 비난은 반드시 그 실체와 일치하는 것이 아니므로 거기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평탄하다가 오르막도 있으며 내리막도 있다. 힘든 길이라도 예견된 길이라면 대처해 나갈 수가 있을 테지만, 인생에 예견이란 없다. 원하지 않았던 변수가 갑자기 생긴다거나 의도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에는 많은 스트레스와 회의감이 오기도 한다.

더욱이도,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했음에도 칭찬이 아닌 비난이나 질타를 받게 되는 경우 더 큰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칭찬이 독이 되기도 하며 비난이 약이 되기도 한다. 비난이 왔을 때, 자신이 받아들이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거나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칭찬이 왔을 때는, 받아들임에 따라 경거망동하게 되거나 더 잘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의 평판에 크게 신경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감정 소모를 하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세상의 평판은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운이 작용하기도 한다.


아프고 나서 나와 같은 환우들을 위한 취업 카페에 가입했다. 가입 후 정말 여러 통의 이력서를 넣었지만 두 곳에서 연락이 왔을 뿐 취직은 계속 좌절되었다. 이력서를 넣다가 내가 가진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취직을 하려는 사람들의 자소서를 돕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자소서에 색을 불어넣어 주는 봉사를 시작했었다.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소서 쓰는 것을 어려워했고 내가 도운 자소서가 삼성, 공기업 등에 합격을 했다. 그 일로 크게 환우 분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쉽게 얻은 신뢰는 내 무덤을 내가 파서 무너졌다. 환우분들을 돕는 취직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서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걸 보고 어떤 사업가 한 분이 연락을 해왔다. 문제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익이 얼마 정도 잡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 전에 자기소개서를 돈을 받고 써주자는 제의를 그 사업자분이 하셨다. 결국 돈을 받고 쓰기로 전환하고 환우분들께 알리자 정말 반발이 많았다. 문제가 된 것은 내가 자기소개서 전문가냐 하는 부분이었다. 전에 대학에서 취업 컨설팅을 하고 자소서를 돕기는 했으나 그들은 지방 2년제 대학생이었고 서울 학생들과는 실력 차이가 다분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전적으로 사업을 말리셨다. 네가 돈 안 벌어도 가족은 어렵지 않다는 거였다. 결국 카페에 인사도 하지 못한 채로 부모님 권유에 의해 탈퇴했다. 부모님의 권유가 옳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이 사업자 등록 폐업조치조차 난 내 손으로 하지 못했다. 누가 계속 도와야 했는데 그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었다. 인사도 없이 사라지자 사라진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소서를 봐주면서 내세운 경력이 허위였다느니, 병도 없었는데 환자인척했다느니, 나를 만나봤는데 인성이 별로였다느니, 허언증에 허세만 가득한 인물이었다느니... 책임질 수 없는 간증글이 넘쳐난다고 했다. 웃고 말지. 차라리 잘된 일인 것 같았다.


아무튼 갑자기 얻은 명성에 경거망동하지 말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노력을 다했음에도 어그러진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잊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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