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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a p May 21. 2023

[철학] 중간관리자의 직업윤리

윤리학


자신의 일은 정성을 다해 처리하고 늘 믿음 있게 행하라.

-경사이신 敬事而信

-논어 학이편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은 자기의 직업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항상 정성을 다해서 일을 처리하면 사람들은 자연히 당신을 신용하게 되므로 그 신용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용을 얻고 못 얻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평소 행동에 달려 있다."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에게 몰입하여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라는 의미이다. 매사에 타인의 시선과 간섭만을 의식한 채, 허울 좋은 포장이나 일의 성과에 대한 부담감, 자기 직업에 대한 불만족을 드러내기에 급급하지 말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감, 정성과 열의를 다해 추진하는 열정으로 일을 해나가야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첫째, 무슨 일이던 마음먹은 대로 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때론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최종 목적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일을 추진해 간다면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감만 가득하고 실력이 없으면 그저 허세일 뿐이다.


둘째, 일에 대한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아무리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불타오르더라도 기본자세와 기술이 부족하다면 모래로 성을 쌓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늘 자신의 분야에서 꼭 필요한 기본기부터 배워나갈 수 있도록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 겉치레에만 신경 쓴 자들은 공중누각을 건설하고 누각의 하체는 부실하게 세워두고 상체만 완성작인 것처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에 낚인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하기 시작한다. 그런 자들은 실속이 하나도 없으므로 멀리해야 한다.


셋째, 남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현재 상황을 평가절하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 출발이 다르고 일에 대한 실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무시하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에 맞게 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이 뱁새인지 황새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뱁새라면 저만큼 성큼성큼 앞서가는 황새를 부러운 듯 쳐다만 보지 말고, 뱁새가 황새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서 실력을 키워 넘어서라.


약 한 달 전쯤, 아는 오라버니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해 준 일이 있다. 한국 폴리텍 대학교의 교육행정직에 지원했는데. 직장인으로서의 직업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본인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기술하여 주십시오.라는 항목이 있었다. 오라버니는 "모든 것은 기본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시작해서 적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라버니는 선구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당시에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어 그동안 강조해왔던 '책임감'을 중심으로 서술해 드렸다. 이후 그 부분만 마음에 안 드셨는지 "내 색채가 없어서 수정했다.'라고 말씀하시더라. 내가 이전에 직업윤리에서 기본기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첨삭해 드렸을 텐데. 하고 조금은 후회했으나 고친 자기소개서로 서류 합격 후 면접을 보았다고 하셨다. 결과가 29일 이후에 나온다니 최종 합격을 기대해 보는 중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자에게는 언제나 복과 운이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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