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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하 Aug 20. 2021

푸른 사금파리

날 선 눈물이 조각 조각.

Photo by. Ning Shi / Unsplash


방비로 부지런히 방바닥을 청소했다. 분명 맨질맨질 맨바닥이었는데 어디선가 또글, 또그르, 또그르르, 푸른 사금파리가 하나둘씩 모여 어느덧 온 방에 지천으로 즐비했다. 푸른빛을 품은 무수히 많은 사금파리 무리는 별처럼 반짝이며 순식간에 은하수를 이뤘다. 슬프고도 아름답고 영롱하고도 처연했다. 또그르르, 또그르, 또글. 그러나 역시 살갗에 닿으면 따끔했다. 치우지 않을 수 없다.


 안으로 뜅니들어오려는 아이들 쫓아내고 다시 방비질에 열중했다. 그러나 어디서 흘러오는지 아무리 쓸어 담아도 끊임이 없다. 또한 얼마나 미세한지 그렇게나 비질했음에도 쓰레받기에 가득 차는 일이 없다.


또글, 또그르, 또그르르. 바닥에 알알이 쏟아지는 옅은 충돌음이 꾸준하게 들리는데 좌우지간 진원을 알 수 없다. 어쩌다 헛디디면 따가움에 성가셔도 다시, 또그르르, 또그르, 또글. 부단히 쓸어치우면 텅 비워진 바닥은 금세 푸른 은하수로 채워진다. 그러다가 퍼뜩 멍청하니 깨닫고 마는 것이다.


아, 어디서 자꾸 흘러들어오나 했더니. 울 수 없어 흐르지 못한 눈물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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