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 플라워 향기의 추억

by Scribblie

어느 점심시간, 그날은 답답했던가보다. 회사 입구에서 미끄러져 나와 5분 거리의 템즈강변에 위치한 존루이스 백화점까지 걸어갔다. 푸드코트에서 피쉬 앤 칩스를 주문하고 음식과 계산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예쁜 병에 마음이 끌렸다. 뭔지도 모르고 트레이에 올려놓고 계산대로 향했던 게 그 인연의 처음이었다.

피쉬 앤 칩스, 메쉬드 빈, 그리고 꽃향을 마시는 기분의 엘더플라워


영국에 있는 동안 큐가든이나 피크닉을 갔을 땐, 늘 샌드위치나 핫푸드에 엘더 플라워 탄산수를 한 캔 집어 올려 계산을 했었다. 한국에서는 식사할 때 물이 기본으로 제공되기도 하고 해서 음료를 주문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지만, 영국에서는 음료를 주문하지 않으면 약간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일 정도이다.

큐가든에 가면 늘 함께 하던 이 엘더플라워 음료


장을 보러 갔다 주스를 물처럼 마시는 남편을 위해 그냥 한번 집어 들었다가 매료되어버렸던 엘더플라워 애플주스. 애플주스의 속시림과 약간의 비릿함을 엘더플라워 향이 잡아주어 끝도 없이 들어가게 한다. 같은 이노센트에서 나오는 주스인데도 그냥 애플주스는 모든 마트에 있었지만, 이 녀석은 웨이트로스에서 밖에 안팔았다.

웨이트로스에서만 살 수 있는 고급 라인(?) 엘더플라워 애플주스


엘더 플라워, 귀국하고 1년 반 동안 종종 그리웠던 후각의 기억. 이제 없는 게 없는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을 거라 조금도 생각지 못했다. 수입 식료품점을 뒤졌다면 없진 않았겠지만, 일상이라는 것이 음료수 하나에 그만큼 절실하기에는 그렇게 한가 지지는 않은 것.


그런데 오늘! 성수동 이케아랩에 갔다가, 엘더플라워 농축액을 팔길래 ‘기쁨기쁨’하며 사들고 왔다. 1:6으로 물과 섞으면 된다길래, 탄산수에도 섞고, 얼마남지 않은 남편의 애플주스에도 타서 홀랑 마셔버렸다.


엘더플라워 탄산이 가슴에 아롱아롱거렸리는 저녁이었다.

keyword
이전 14화커피 사전에도 없는 White Americ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