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어느 직장이나 정례회의라는 것은 있기 마련이었다. 우리팀(?)은 다 모이면 약 20여명 정도 되었는데, 이 팀회의에 모든 직원이 모이는 법이 없었다. 바로 이 점도 놀라운 점이었다. 자기 일이 있거나 미팅이 있거나 혹은 재택근무여도! 팀회의 쯤은 가뿐하게 안 오곤했다.
첫 팀회의가 있을 때 얼마나 걱정을 했는 지 모른다. 잘 알아들을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해야할까, 제발 말 시키지 마라 등등 걱정이 태산이었다. 데굴데굴 한국식 머리 돌리는 소리가 들려올 지경이다.
한국의 관공서 회의에는 회의자료 없이 회의하는 법은 없으니,
여기도 회의자료가 있을 거야. 누구에게 회의자료가 있냐고 물으면 될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엇나갔다. 회의자료라도 있으면 이런 이야기가 오가겠구나 예상해보고, 암호처럼 빈번하게 사용되는 수많은 축약어들도 미리 찾아보고 들어가면 영어 자괴감을 10%라도 경감할 수 있을텐데 그 마저 없다니 절망적이었다. 그들이 건내온 것은 보시다시피 그냥 식순 정도였다.
재미있는 건, 식순에 Moans, Groans라니, '신음', '끙끙거림' 너무 재미난 용어가 격도 없이 회의개요에 들어가 있지 않은가?! 혼자 킥킥거렸다. 공식적으로 투덜거릴 수 있다는 표현이 마음 편하게 느껴졌고, 실제로 직원들은 뿌루퉁한 얼굴로 스크루지마냥 빈정빈정 투덜투덜거리기도 했다.
우리네 관공서였다면 아마, 문제점, 현안사항, 애로사항 등의 표현이 되었을텐데. 런던 관공서에서 일하며 큰 차이이자 본받을 점이라고 주저없이 말할 게 있었다면, 쉬운 용어, 구어체도 거칠것 없이 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맡고 있던 사업의 영문 소개 페이지를 한인들을 위한 한국어 페이지로 번역할 때 난감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구어체를 다 어떻게 문어체로 심지어 관공서형 문어체로 바꿀꼬~ 바꾸고나니 느낌 너무 다르고~
우리도 회의개요에 "징징거리기" 타임이 있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