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이 된 녀석은
특별히 사춘기랄 것도 없지만
나에게서 쏙 빠져나가버렸다.
5학년 후반부터 한동안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에서 해방감을 느꼈던가 싶기도 하다.
이제서야 ‘이게 잠깐이 아니라 변한거야?!’
라며 혼자 뽀글뽀글 잡탕스프냄비 같아져있다.
정말 그런 껌딱지가 없었다.
3학년까지 혼자 두고 쓰레기도 버리러 갈 수 없었다.
4학년에 30분쯤 혼자 있을 수 있게 되더니
5학년엔 엄빠 둘이 놀러간다 하면 반가워했다.
그래도 그거와 달리
한번씩 챡 앵기고, 같이 자자고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자기전엔 꼭 진한 인사를 해야했고 그랬는데
이젠 “잘자~”하고 어느새 들어가고 없다.
그러기냐.
나를 핑크에 물들여 놓고 본인은 올블랙이 되어 있고
나를 껌딱지를 만들어놓고 본인은 쏘쿨 언니가 되어 있고
이제 나 혼자 춘식이를 좋아하고 있자녀..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다지만
오래된 피지가 쏙 빠져나갔다고 해서
그 자리가 없었던 것처럼 쫀쫀해지냔 말이다.
치사한 피지 녀석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