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시술은 언제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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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6년 10월에 결혼한 7년 차 주부이다. 2018년에 임신한 지 12주 만에 첫째 아이를 떠나보냈다. 유산을 하면 자궁이 깨끗해져서 아이가 잘 들어선다는 말은 나에게는 희망고문이었다. 계속 자연임신을 시도하다가는 시간만 흘러가고 나이만 먹을 것 같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마치 대전에 이사 온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고, 대전에는 시험관 시술 전문 산부인과가 있어서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했다. 일단 상담을 받으러 갔다. 유산 경험을 이야기하고 결혼 연차를 이야기했더니 ‘나이가 많지는 않은데 결혼한 지 꽤 되어서 인공수정 2번까지만 해보고 바로 시험관으로 넘어가자’고 하셨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지방간도 있었고, 갑상선 저하증이 있었을 때라, 몸을 다시 제대로 만들고 임신을 시도해 보자고 하셨다. 지방간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몸 상태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1년 만에 다시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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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까지 인공수정 2회를 시도했고 결과는 완전한 실패였다. 인공수정은 시험관 시술에 비해서는 몸도 덜 힘들고 덜 아파서 수월하긴 했다. 그러고 다시 배란을 유도하고 자궁의 상태가 괜찮을 때 난자 채취를 하였다. 난자 채취는 마취를 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시술 과정에서는 통증이 전혀 없다. 마취가 깨어나면 생리통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처럼 다낭성인 경우에는 난자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10개 넘게 채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적은 12개만 채취가 되었고 그중 6개가 그나마 쓸만한 정상이라고 하셨다. 6개 중에서 2개는 신선 배아로 며칠 후에 바로 자궁으로 이식을 하였다. 연령에 따라 넣는 개수가 다르다는데 만 35세 미만은 2개를 넣고 35세 이하는 3개를 넣는다고 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난자를 많이 넣어야 임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가 35세 미만이라고 2개만 넣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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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시험관 시술 1차는 착상조차 되지 않았다. 시험관 시술 2차는 냉동배아로, 저번에 난자 채취하고 얼려놓은 난자 중 2개를 넣었다. 냉동배아가 신선배아보다 임신 확률이 낮다고 하는데, 나는 찬밥 따뜻한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2차도 실패를 하였다. 2차까지 진행하면서 배에 놓는 주사들이 많아서 이미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지쳐있었다. 3차를 진행하였다. 3차에는 냉동배아 모양이 애매하다는 말과 함께 나머지 2개를 넣으셨다. 1,2차 때는 시술하고 나서 거의 집에서 누워서 생활하였고, 3차 때는 거의 반포기 상태로 동네도 걷고 돌아다녔다. 물론 차는 거의 타지 않았다. 걷기가 효과가 있었는지 바로 착상이 되어 1차 피검 수치가 잘 나왔다. 2차에서도 수치가 높게 나와 안정적인 임신에 성공했다. 그때가 올해 1월 초였다. 손주를 기다리고 계실 양가 부모님에게 임신 결과를 알려드리고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임신 초기 생활을 즐겼다. 출산 산부인과와 조리원을 검색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하혈을 보였고 겁이 났던 나는 병원 예약 일자보다 일찍 산부인과를 찾았다. 유산방지 주사를 맞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니 피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안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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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예약 날, 결국엔 유산으로 판정이 났고, 다른 산부인과에 가서 상담을 하고 날짜를 잡고 소파수술을 하였다. 소파수술을 하면서 죽은 태아에서 조직을 떼어내 염색체 검사를 했다. 결과는 이상 없음 에 남자아이로 나왔다. 이상이 없으면 우리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다시 난임 산부인과에 가서 부부 염색체 검사 및 습관성 유산 검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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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겐 비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이만 성공적으로 가질 수만 있다면 돈이 좀 들어도 해야 했다. 결과는 부부 이상 없음. 다만, ‘나의 갑상선 수치가 조금 높다’가 다였다.
결과에 이상이 있어도 걱정이지만, 결과에 또 이상이 없다고 하니 원인을 몰라서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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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수술을 하면 최소 3개월은 지나야 다시 임신 시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자궁도 휴식을 취해줘야 하고 자리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생리를 2번 하고 시험관 시술을 해보자고 하셨는데, 다낭성인 나는 생리도 생리 유도 주사를 맞아야 겨우 할 정도로 불규칙적이다. 5월에는 유도주사로 생리했고, 6월이 고비이다. 얼려놓은 난자가 많았다면 굳이 난자 채취 과정을 건너뛰어도 되는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