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많이 내려와 있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다. 이런 경우 우산은 필요가 없다. 비가 와도 살짝 뿌리고 말 게다. 구름은 곧 비가 내릴 듯하기는 하다. 시꺼멓게 몰려다닌다. 하지만 한쪽은 원하기도 하다. 그것은 소나기란 뜻이다. 잠시 머물다가 순식간에 가버리는 비, 지금도 소나기가 어느 곳에는 내리리라.
차를 타고 일정한 거리를 자주 다니다 보면 구름이 흐르는 골이 있다. 하늘에서도 비가 흐르는 길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보기엔 뻥 뚫려 있어 아무렇게나 흐르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어느 곳에 가면 비가 오고, 그곳만 지나면 또 비가 내리지 않는다. 그것은 비가 내리는 골, 하늘의 강이라 하겠다.
그것을 보면서 참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곳이 한 곳에 지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기압골에 따라 흐르고 있는 듯하다. 자주 오는 곳이 기압골이 빠른 곳인 모양이다. 지금도 그곳에는 비가 내리고 있지 않을까? 여기는 오지 않고 있는데, 구름이 짝 깔려 있는 모양새가 그런 듯하다. 하늘이 많이 내려와 있다. 마음도 갈앉는 오후다. 무엇인가 자꾸 먹고 싶다. 이러다 살찌는 것은 아닌 지?
하늘의 바람이 흐르는 골처럼 우리의 삶도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면 어떨까? 잡다한 생각들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고, 순리에 따라가면 어떨까? 이 오후 마음을 내려놓고 가득 내려온 하늘을 쳐다본다. 이곳도 시원하게 소나기 한 줄기 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