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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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어둠이 내린 길과 가로등이 빛나고 있는 공간을 창문 앞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없다. 가끔씩 정말 가끔씩 차가 그 도로 위를 달려갈 뿐이다. 바람보다 빨리 달려갈 뿐이다.


멀리 가까이 불빛들이 따뜻하다. 그 불빛 안에 오손도손 사람들의 온기가 머물 듯한 느낌이 든다. 피붙이들끼리 모여 살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포근하랴 생각해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한 울타리 속에는 보통의 경우 그런 구성원들로 살아가고 있다. 인간 세상의 가장 기초 단위로 형성된 식구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다. 그곳이 가장 불빛이 밝아야 한다. 그래야 차츰 공간을 넓혀 가면서 세상에 불빛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요즘은 공간이 확대 생산되고 있는 경우도 많이 본다. 한 공간 안에서 피를 나누지 않은 사람들이 피를 나눈 것 이상으로 포근한 관계를 만들며 살아가는 모습이다. 식구가 의미 확대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세상에서 살아가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외로움도 줄이고 경제적 소모도 줄일 겸해서 그런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또 어려운 아이들이 따뜻한 공간에 들어가 같이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모두 권장할 만한 공간이다.


사람은 어울려 살아간다.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의 가장 작은 단위가 식구다. 식구들은 이 밤 한 불빛 아래의 공간에 머물고 있다. 서로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이 불빛 빛나는 관계가 차가운 바람에 최소의 영향을 받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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