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 소나무

by 이성진
20200920101314758348.jpg


길에 있었다

어디로 갈지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었다

운전을 하면서 도구로 사용되고 있었다

내 의지와 의사는 도무지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대도 충분히 존중하고 나누는 상황이라서

길에 있었다

어디로 무슨 일 때문에 모두 사라지고

혼자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때 고고하게, 하지만 부족한 듯하게

하늘 가에 있는 소나무를 만났다

혼자서 혼자가 아니게 하늘 속에 서 있었다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을 담을 듯한 나무다

난 지금의 나와 같은 느낌이 들어

한참이나 올려다봤다

하늘이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듯했다

길에 있었다

그때 서로 어울려 도우면서, 의지하면서

놓으면서,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란

마음이 문득 가슴에 스며들었다.

하늘의 가이없는 사랑이었다.

이전 19화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