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있었다
어디로 갈지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었다
운전을 하면서 도구로 사용되고 있었다
내 의지와 의사는 도무지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대도 충분히 존중하고 나누는 상황이라서
길에 있었다
어디로 무슨 일 때문에 모두 사라지고
혼자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때 고고하게, 하지만 부족한 듯하게
하늘 가에 있는 소나무를 만났다
혼자서 혼자가 아니게 하늘 속에 서 있었다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을 담을 듯한 나무다
난 지금의 나와 같은 느낌이 들어
한참이나 올려다봤다
하늘이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듯했다
길에 있었다
그때 서로 어울려 도우면서, 의지하면서
놓으면서,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란
마음이 문득 가슴에 스며들었다.
하늘의 가이없는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