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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해안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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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언덕이

바다를 향해 눈길을 주고 있다

그 언덕 아래 오랜 시간 바닷물에 닦인

바위들이 있고

그것은 거대한 굴곡진 나라를 만들고 있다

부안의 채석강이 여러 개 중첩되어 있는 것 같은

눈이 즐거운 그곳은 신비로운 마음을 지니게 한다

쉽게 사람들에게 그 형상을 보여주지 않는

용머리 해안,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파도가 쳐도 관람불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날씨가 좋아야, 사람들의 기대가 진해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사람들을 반기는

아름다운 해안,

우린 어제 그곳에 머물렀다

지난 시간 몇 번이나 제주를 찾은 지인들에게 그곳을 만나게 하고 싶어

두드리고 찾고 기대었는데

그리 자태를 보여주지 않던 해안

어제는 쉽게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었다

고마운 마음을 진하게 가지며

일행들의 감탄과 경이의 눈을 보면서

즐거운 한때를 지녔다

제주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 복이란 생각을 했다

대단한 자리

경이로운 모습

누구에게나 보여주고 싶은 두루 도는 용머리 해안

바다가 친하게 다가오는 곳이었다

내 마음에 신비로운 노래가 들리게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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