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하루, 어느 남태평양의 이미지와 닮은
제주의 예쁜 풍광 아래에서
바람과 비와 야자수 그림이 주는 청신한
향기를 마음껏 향유한다
그림이 사진이 되고 사진이 그림이 되는
내 눈이 만들어 나가는 풍경은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은
넉넉한 마음을 만든다
비 안에 나를 넣어 본다
바람과 소리가 경음악 합주처럼 어울리게
내 언어의 깃을 세워 본다
세상이 주는 혜택에 감읍하는 자신을 본다
비 내리는 하루, 이국의 하늘을 닮은
제주의 그윽한 얼굴을 매만져 보며
바다와 나무와 그리운 모습들이 담긴 맑은
조화의 노래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