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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아래서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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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열기가 되는 길을 걷는다


나무들이 고마운 시간을 지난다


건물 안에 머물러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마는 살 수가 없는 것이 삶이라


햇살이 걸음을 방해해도 사람들은


길을 찾으며 걷는다


오늘따라 용암이라도 솟아오르는지


세상 전체가 불가마 같은 느낌을 준다


그나마 습기가 적어 뜨거움만 요란하고


기분 나쁜 칙칙함은 사라져 있다


햇살에 드러난 육신들은


광합성을 하는지 숨을 쉰다


햇살이 이리 우리의 가슴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될 줄은


예전엔 그런 날이 없었다


세상의 걸음엔 정답이 여러 개 있다는 사실을


오늘 햇살을 보면서 안다


무엇이라도 쉽게 단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오늘 만난 고마움이 된다


걸음은 그리 환경에 개의치 않고 천천히


느리게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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