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나라

by 이성진

물이 보석처럼 빛이 나는 것을 한참이나 지켜보았습니다. 사양의 햇살을 받아 끓어오르는 듯, 별들이 내려앉은 듯 빛들이 물속에서 춤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지난 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남해 어느 공간, 온 바다가 햇살로 이룬 꽃밭을 보았던 기억 말입니다. 황홀한 시간이었습니다. 제 삶 속에 그 찬란한 영상은 지워지지 않고 삶의 자양분이 됩니다.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 호수에서 그 장면을 목도하였습니다. 빛나는 나라였습니다. 영광이 가득한 빛의 나라, 내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나라였습니다. 다른 무엇이 필요가 없는, 그 속에 푹 빠져 그렇게 넉넉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간들은 지난한 삶의 시간들을 지우기엔 안성맞춤이 되고 있었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이 그래서 찾은 호숫가, 그 그래서의 진원지를 찾아 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그 걸음 속에 복된 시간을 하락해 주시고 마음에 위안을 주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바로 빛이 내린 호수, 영롱한 빛의 나라였습니다. 한참이나 주시하고 있었고, 마음속에 무게로 가득했던 일상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순리대로, 흐름대로 따라가겠다는 자세가 되고 있었습니다. 빛의 나라에 머문 시간들,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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