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여덟시쯤 숙제를 시작했다. 동네 이웃들의 직업을 알아보고 조사해 가기. 친구 아빠 인터뷰는 생각 이상으로 매우 쉽게 끝이 났으나 옮겨적는 일이 만만치 않았던 아홉살. 거기에 소감까지 적을라니 힘들어했다. 그래서 숙제를 끝내면 아이스크림을 주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급 힘이 난 어린이. 그러나 소감을 적는 부분에서 다시 고비가 왔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먼저 먹고 소감을 적을까 물어봤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다 적고 먹을거야. 고생 끝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어.’ 해야할 일을 몇주째 이런저건 핑계로 미루고 있던차라 뜨끔했다. 반성하자… 그렇게 숙제를 마친 빵득어린이는 아이스크림을 아주 맛있게 먹고 난 뒤 분노에 찬 마음으로 일기를 쓰고 아빠랑 자러갔다.